교육부가 올해 중학교 교육 과정에 소프트웨어(SW)를 필수 과목으로 도입했다. 그러나 시행 학교는 10개 가운데 4개에 그쳤다. 나머지 학교는 내년도나 2020년도부터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SW 담당 교사 부족과 교육 환경 미흡이 원인이다. 학교 내 SW 교육 안착을 위해 교사 확보와 인프라 지원이 시급하다.
14일 송희경 의원실(자유한국당)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SW 과목(정보)을 편성한 중학교는 42%인 1351개교로 집계됐다. 내년도에 정보 과목을 편성한다는 학교는 1326개교(41%), 2020년도는 535개교(17%)이다. 2020년이 돼야 전국 중학교에 SW 교육 필수화가 이뤄진다.
올해 입학하는 중학생은 2015학년도 개정 교육 과정에 따라 정보 과목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정보 과목은 △문제 해결과 프로그래밍 △컴퓨팅 시스템 등 SW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담았다. 16종 정보 교과서를 일선 학교에 배포했지만 정작 교육을 시작한 학교는 절반도 안 된다.
시·도별 SW 교육의 도입 격차도 크다. 세종시(73%), 제주도(60%), 대구시(66%) 등은 평균보다 높다. 전북(25%), 강원(28%), 경남(32%), 경북(32%) 등 지역은 평균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전문가는 SW 교육 필수화 첫해 시행률이 저조한 요인으로 전문 교사 부족과 열악한 인프라를 꼽는다. 현장 교사 부족 현상은 예견됐다. 교육부는 2020년까지 중학교 SW 교육 필수화를 위한 필요 교원 수를 600명으로 예상했다. 지난달까지 교사 380명을 충원했다. 220여명은 올해와 내년에 충원한다.
서울 지역의 한 중학교 교사는 “지방보다 교사 수가 많은 서울도 SW 교사를 구하지 못해 올해 수업을 못하는 학교가 많다”면서 “수업뿐만 아니라 방과후수업이나 SW 동아리 운영 담당 교사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SW 교육 인프라도 마찬가지다. 김병욱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중학교가 보유한 노후 컴퓨터(구입 시기 6년 초과) 비중이 18.5%다. 구입 시기를 4∼5년으로 낮추면 평균 40%가 노후 컴퓨터를 보유하게 된다.
김재현 한국컴퓨터교육학회 수석부회장(성균소프트웨어교육원장)은 “SW 교육을 가르칠 전문 교사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인터넷이나 PC 등 교육 환경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수업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회도 SW 교육이 제대로 시행되도록 지원한다. 송희경 의원은 교원 연수, SW 교육 기본계획 수립 등을 담은 'SW교육지원법안'을 2016년에 발의했다. 송 의원은 “SW 교육 필수화가 시작됐지만 학교 현장에서 준비가 덜 됐기 때문에 시행을 늦추려는 것”이라면서 “정부뿐만 아니라 산·학·연이 힘을 모아 SW 교육을 제대로 추진하도록 법안 통과 및 지원책 마련 등을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표]중학교 정보 과목 편성 계획, 출처:교육부
[전자신문 CIOBIZ]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