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니옵티컬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9에 광학부품을 공급했다. 중국산 광학부품이 삼성 플래그십 모델에 도입되기는 처음이다. 광학부품은 스마트폰 부품 가운데 기술 장벽이 가장 높다. 중국 스마트폰 부품의 경쟁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중국산 부품 가격 경쟁력에 밀려 국산 부품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S9에 서니옵티컬 렌즈를 탑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니옵티컬은 렌즈, 카메라 모듈, 현미경, 측정 장비 등을 만드는 중국 최대 광학부품 기업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전면 카메라 모듈에 서니옵티컬 렌즈가 적용됐다”면서 “중저가 스마트폰에는 서니 제품이 공급되고 있었지만 플래그십 모델로 이번에 처음 확대, 적용됐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한국 기업 렌즈를 사용해 왔다. 코렌, 세코닉스, 삼성전기 등이 주요 렌즈 협력사다. 삼성전자 플래그십 모델에 서니옵티컬이 진입했다는 건 기술, 품질에서 그만큼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플래그십은 최상위 제품을 뜻한다. 회사를 대표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제조사는 전사 차원의 역량을 모아 고성능과 고품질을 추구한다. 완성도 높은 완제품을 위해 부품 역시 까다로운 검사를 거친다.
서니옵티컬은 일반에게 생소한 기업이다.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메이저 스마트폰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등 세계 수준의 회사로 떠오르고 있다. 아이리서치와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서니옵티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5년 기준 8%다. LG이노텍, 샤프, 삼성전기 뒤를 이었다. 최신 카메라 모듈 듀얼 카메라에도 대응할 정도로 기술력이 향상됐다.
중국 부품 기업의 성장은 우리나라 기업과의 경쟁 심화를 의미한다. 가격 경쟁력에서 뒤지는 한국 기업에 부담이 된다. 실제로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는 단가 압박이 커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 렌즈 협력사 코렌 역시 고전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부품업계는 자국 시장에서 쌓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나 애플과 같이 메이저 스마트폰 기업에 다양한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터치스크린, 카메라 모듈, 지문 인식 모듈 등을 만드는 오필름은 최근 애플과 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