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방침에 수출 대기업의 협력 중소업체가 떨고 있다.
특히 대·중견기업과 전속거래 등으로 이어진 1·2차 협력사보다 유통 등 간접 연관된 분야 및 유관 업종 어려움이 더 클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무역업계 및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대비해 협력업체와 지역 중소기업에 미칠 파장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부산·경남, 충남 등 철강 및 조선 업종이 밀집된 지역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피해 규모 파악과 수출선 다변화 등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경남지방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최근 수년째 동남권 지역 주력 사업이었던 철강, 조선 등 분야에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지역 경기가 침체하고 있다”면서 “미국발 관세 부과라는 대외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지역 경기가 더 나빠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철강 분야 협력 중소기업은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산경남철강유통업협동조합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어 회원사들로부터 미국발 관세 부과에 따른 피해와 대비책 등을 검토했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을 수 없었다. 관세 부과로 인한 영향이 협력업체와 철강 유통·가공 등 관련 업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산경남철강유통조합 관계자는 “그간 계속해 업황이 좋지 않아 지역 업체들이 연이어 문을 닫아 왔는데 이번 관세 인상은 더 큰 영향을 줄지도 모르겠다”며 “관세 부과 여부가 결정되는 2주 뒤에 다시 이사회를 소집해 의견을 모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민간 단체와 공동으로 중소기업 피해 예상 분야에 대한 대비에 나서기 시작했다. 중기청 지역본부와 중진공 등을 통한 피해업종에 대한 특별 자금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
김영환 중기부 해외시장정책관은 “철강 분야 대기업 협력업체보다는 철강 유통을 비롯한 지역 경제와 면밀하게 연결돼 있는 유관 중소기업의 피해가 더 클 것으로 관측된다”며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과 직접 관련이 없는 철강구조물, 주물 업종 분야 중소기업 우려도 커지고 있다. 수출 길이 막힌 대기업이 철강 파이프 등 내수 시장을 치고 들어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주봉 중소기업옴부즈만은 “수출선이 다각화되지 않은 중견 철강회사의 협력업체가 관세 부과를 핑계로 내수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에서 수출 길이 막힌 기업이 국내시장으로 눈을 돌리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