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를 안전하게 저장하는 '콜드월렛' 시장이 뜨겁다.
정부가 규제안을 마련한 지난해 말을 정점으로 가상화폐 열풍이 식었지만 관련 보안 제품은 지속 증가한다. 국내 보안 기업이 줄줄이 콜드월렛을 출시했고 프랑스 블록체인 보안기업 렛저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가상화폐 거래소를 노린 해킹 공격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말 국내 거래소 유빗이 인터넷에 연결된 전자지갑(핫월렛)에 들어있던 자산을 해킹 당했다. 일본 코인체크도 5700억원 규모 피해를 입었고 이탈리아 거래소도 1800억원 규모 무단 인출이 발생했다. 해커는 갖가지 방법으로 이용자와 거래소를 노린다. 이용자는 가상화폐를 거래하면서 해킹 불안에 시달린다.
국내외 거래소는 거래 편의를 위해 이용자에게 가상의 개인키를 제공한다. 실제 개인키는 거래소가 보관한다. 해커는 거래소를 해킹해 실제 개인키를 탈취한다.
가상화폐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으로 콜드월렛이 떠올랐다. 콜드월렛은 USB저장장치처럼 생긴 하드웨어 지갑이다. 내부에 전용 암호칩 등이 내장됐다. 콜드월렛은 개인키를 안전하게 보관한다. PC나 스마트폰 등과 물리적으로 분리된다. 가상화폐 이체 등 꼭 필요할 때만 PC나 스마트폰에 연결해 쓴다. 평상시에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 해킹 위험에서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가다. 대신 콜드월렛 자체를 잃어버리면 보관한 가상화폐를 찾기 어렵다.
키페어·펜타시큐리티시스템·케이사인 등이 콜드월렛 사업에 뛰어들었다. 키페어(대표 이창근)는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별도 전용 보안칩에 적용한 '키월렛 시리즈'를 내놨다. 보급형 키월렛 판매를 시작했다. 키페어는 지문인식을 적용한 토큰형 '키월렛 프로'와 근거리무선통신(NFC)으로 스마트폰에 터치해 서명하는 카드타입 제품도 내놓는다. 개인은 물론 거래소용 제품까지 영역을 넓힌다.
펜타시큐리티시스템(대표 이석우)도 '펜타 크립토월렛'을 개발했다. 가상화폐 환경 중 가장 취약한 사용자 키 관리를 담당한다. 펜타 크립토월렛은 지갑 안에서 키를 통한 인증을 독립적으로 수행한다. 펜타 크립토월렛은 디바이스나 카드 형태로 나온다. 디바이스 타입은 키 생성부터 거래까지 전 과정을 자체 수행한다. 카드 타입은 '펜타 모바일 월렛' 앱과 연동해 키 관리와 거래 전반 인증 보안을 유지한다.
케이사인(대표 최승락)은 자회사 에스씨테크원과 함께 '터치엑스월렛'을 개발하고 상반기에 출시한다. 터치엑스월렛은 지문인증 기능과 금융보안칩(SE)을 내장해 안정성을 갖췄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가상화폐 3종을 지원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BLE 통신을 통한 전자서명 기능을 제공한다. 향후 비트코인 캐시, 에이다 등 다양한 가상화폐를 지원할 계획이다. 터치엑스월렛 분실에 대비한 지갑 보관 서비스도 제공한다.
콜드월렛 선도 기업인 프랑스 렛저도 이달 말 한국 시장에 들어온다. 렛저는 27일 국내 시장에 '렛저 나노S'를 공식 출시한다. 렛저 나노S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라이트코인, 스텔라 등 20여개 가상화폐 거래를 지원한다. 렛저 나노S는 100만개 넘게 판매됐다.
김인순 보안 전문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