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 관세 면제 협상 내달까지 이어질 듯…韓 '일단 유예' 유력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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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알루미늄 관세 시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리나라의 관세 면제 협상이 다음 달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철강 관세 면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을 연계해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이 철강 관세 면제 협상을 계속하면서 23일(현지시간)부터 시행되는 관세 부과 조치에서 우리나라는 일단 유예될 가능성이 커졌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을 비롯한 정부 협상단은 미국 워싱턴에서 철강 관세 조치에서 한국산을 면제하기 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철강 관세 문제는 한미 FTA 개정과 연계해 논의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1일(현지시간) 미 하원 세입위원회에서 철강 관세와 한미 FTA를 같이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캐나다와 멕시코의 철강 관세 면제 여부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에 달렸다면서 “우리는 한미 FTA를 개정하는 절차에 있기 때문에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양국은) 마지막 몇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이 위원회를 기쁘게 할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USTR과 산업부는 세부 협상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양국은 미국의 최대 관심사인 자동차 분야에서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전문가들은 미국이 우리나라 자동차 안전·환경 규제 완화와 픽업트럭에 대한 자국 관세 철폐 기간 연장 등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한미 FTA 협상에서 아직 일부 쟁점이 남아있다고 밝히면서 철강 관세 면제 확정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국가별 면제 협상 기한에 대해 “4월 말까지는 이 절차를 끝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세가 업계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일부 국가는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관세를 적용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일단 관세 유예 조치가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산업부는 미국이 관세 시행일인 23일 전에 면제 대상 국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한미 양측이 한미 FTA 협상에서 실질적인 논의의 진전을 거두면서 우리나라가 면제될 수 있다는 기대가 조심스럽게 나왔다.

하지만 미국은 아직 한미 FTA 개정협상에서 만족할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보고 협상을 끌어 우리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한국시각으로 23일 오후 1시부터 시행된다. 우리나라가 관세 시행 전에 면제될 것인지, 아니면 시행 이후에도 협상을 계속하는 유예국가에 포함될지는 22일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