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암호화폐연구소를 개설했다. 암호화폐 전문인력 양성과 법정화폐 논란 등 학문·사회 이슈를 연구한다.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은 23일 서울캠퍼스에서 암호화폐연구센터(센터장 김형중) 개소식과 세미나를 가졌다. 하반기 대학원 과정 내 '블록체인공학과'를 개설해 인력을 양성한다.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암호화폐연구센터는 암호화폐가 사회에 기여하는 모델을 연구한다”면서 “단순 거래나 투자용도가 아닌 사회거래용으로 쓰이는 화폐가 나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암호화폐연구센터는 암호화폐가 갖는 사회적 파급력에도 제대로 된 연구가 되지 못한 현실을 반영했다. 정부의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인식 탓이다.
인호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블록체인학회장)는 “암호화폐가 국경 없는 금융거래를 실현하는 등 새로운 금융체계 등장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암호화폐는 중개자 없는 디지털 머니로 그 안에 은행, 증권, 파생상품 등 모든 것이 포함 됐다”면서 “지금까지 금융거래는 항상 중개자가 필요했지만 암호화폐는 직거래를 가능하게 했고 스마트폰으로 국경 상관없이 대출, 투자 받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미나에서는 김태원 글로스퍼 대표가 '노원코인과 암호화폐'를, 박창기 거번테크 대표가 '암호화폐의 현재와 미래'를 발표했다.
<인터뷰>김형중 암호화폐연구센터장
“암호화폐공개(ICO)는 막을 수 없는 세계적 흐름입니다. 6월 지방선거는 국내 ICO 빗장이 풀리는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김형중 암호화폐연구센터장은 6월 열리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계기로 ICO 해제 요구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이미 야권에서는 하태경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이 ICO 특구 얘기를 했다”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ICO 특구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우는 후보는 더 늘어날 것이며 이들 후보가 당선되면 자연스럽게 국내에서도 ICO가 허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국내 암호화폐 시장은 커지는 반면에 인력·연구 모두 열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국내서는 정부가 암호화폐를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본 탓에 블록체인 연구 대부분 암호화폐 성질을 빼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는 크립토커런시 리서치센터,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는 디지털 커런시 이니셔티브(Digital Currency Initiative)를 만들어 암호화폐를 연구한다”면서 “암호화폐연구센터는 한국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지원하는 데 센터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 목표는 암호화폐 교재 개발과 기술 개발자 양성이다. 김 센터장은 “세계적으로 수많은 ICO가 진행되지만 과거 방식으로 코인을 설계하는 일이 비일비재 할 정도로 기술이해도가 떨어진다”면서 “암호화폐를 배우는 교재를 만들고 미래형 코인을 개발하는 초석이 되도록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