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전략적 동반관계를 맺은 지 9년 만에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반도체·우주·과학기술·재생에너지·방산·특허 분야 등으로 협력을 다변화한다. 산업·에너지 분야 공동펀드를 조성하고, 반도체 분야 인력과 기업 교류 채널을 확대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제와 정상회담과 공식오찬을 갖고 양국관계를 2009년 수립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격상된 양국관계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외교·국방(2+2) 차관급 협의체 신설 △외교장관 간 전략대화 활성화 △경제공동위 연례 개최 등 양국 간 대화채널을 정비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그간 에너지·인프라, 국방·방산·보건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범적 협력관계를 구축해 왔음을 높이 평가했다. UAE가 탈석유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음을 감안해 4차 산업혁명 시대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신기술과 미래성장 산업 분야로 실질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과학기술, 우주, 특허, 중소기업, 반도체 등에서 동반성장을 위해 경제협력을 강화한다. 양국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칼리파과기대간 공동 연구개발(R&D)센터 설립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우주, 소형무인체, 바이오헬스 등 미래 성장 산업분야에서 공동 연구한다.
반도체 분야 협력방안도 마련했다. 한국 산업부와 UAE 교육부간 반도체 인력 협력, 한국 반도체산업협회와 UAE 국부펀드 '무바달라'간 반도체 기업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최근 한국기업의 UAE 에너지 관련 시설 수주에 사의를 표했다. 올해 초 삼성엔지니어링은 26억달러 규모 루와이스 해상 중질유 처리시설 프로젝트와 4억7000달러 규모 폐열회수 프로젝트 등을 수주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우리 기업이 UAE 에너지·인프라 건설에 참여하도록 모하메드 왕세제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정상회담 직후 양국 정상 임석 하에 △과학·ICT △중소기업 및 혁신 △재생에너지·에너지신산업 △산업·에너지 협력채널 구축 △특허행정 협력 등을 내용으로 하는 MOU 5건을 교환했다.
과기·ICT 분야는 양국 기관 교류와 함께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양국 청년의 창업 지원 및 기술 교류 프로그램, 기술 전수 협력도 강화한다.
산업·에너지 분야에서는 상시 '파트너십 데스크'를 설치, 공동펀드를 운영한다. 협력 사업을 발굴한다. 공동펀드는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등 우리 공기업이 출연하고, 운영은 한-UAE 공동 사무국이 맡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UAE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면서 원전 건설 협력을 넘어 재생에너지, 반도체 등 다양한 미래 산업의 인프라 구축으로 확대 협력관계를 맺은 것이 의미있는 성과”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22~24일 국빈 방문한 베트남에선 쩐 다이 꽝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2020년까지 교역액 1000억 달러 확대를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소재부품·자동차 산업 등 제조업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표>양국 정상 임석하 양해각서(MOU) 주요 내용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