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알뜰폰 신규가입·번호이동·기기변경(신규 단말) 업무를 전면 중단한다. 수익성 악화와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한 사실상의 철수 수순으로 해석된다. 홈플러스에 이은 두 번째 알뜰폰 철수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마트는 내달 1일부터 알뜰폰 신규가입 업무 중단과 제휴브랜드 쇼핑 연계 할인 혜택을 모두 종료한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소비자가 가입 가능한 휴대폰을 '0개'로 설정, 신규 단말 개통을 접수하지 않고 있다.
앞서 이마트는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알뜰폰 신규가입 중단 내용을 담은 약관변경을 신고했다. 이마트는 신규가입 중단 결정 이후 알뜰폰협회 등에 사업 철수 절차를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트가 신규가입·제휴브랜드 혜택 중단에 이어 알뜰폰 사업 철수를 최종 결정할 경우 △가입자 공지 △이동통신사와 기존 가입자 대책 마련 △과기부에 '별정 4호' 철회 의사 전달 △개인정보보호대책 마련 △서울전파관리소에 별정통신사업자 철회 신청 접수 등 절차를 밟게 된다.
현재 이마트 알뜰폰 가입자는 약 5만명이다. SK텔레콤·LG유플러스 알뜰폰으로 가입자를 이동하는 동의 절차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는 “이마트 알뜰폰을 이용 중인 고객에게 요금제 변경, 유심 변경, 자급제단말기 변경 등은 제공할 예정”이라면서 “알뜰폰 신규가입을 원하는 고객은 알뜰폰 허브 또는 우체국 알뜰폰을 이용하길 바란다”고 권유했다.
이마트는 2013년 10월 17일 국내 알뜰폰 시장에 진입했다. 홈플러스에 이은 두 번째 대형 유통점의 알뜰폰 진출이었다. '이통사보다 최대 47%, 다른 알뜰폰보다 8% 저렴하다'는 전략을 앞세워 전국 100여개 오프라인 매장 및 온라인에서 영업을 개시했다.
제조사가 이마트 알뜰폰 전용 휴대폰을 공급, 통신요금 할인과 연계한 브랜드와 품목은 각각 50개, 5800여개를 상회했다.
지난해 말 홈플러스가 알뜰폰 사업을 완전히 철수하면서 이마트도 홈플러스 전철을 밟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자는 이마트 신규가입 중단 원인을 '수익성 악화'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선택약정할인 25% 시행 △이통사 보편요금제 도입 추진 △1만원대 10GB 데이터 유심요금제 등장 △예상보다 낮게 책정된 도매대가 인하율 등을 요인으로 손꼽았다.
대형마트 알뜰폰의 시장 철수가 알뜰폰 연쇄 퇴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목소리도 높다.
이마트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 재정비를 위해 신규가입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면서 “알뜰폰 사업 철수에 필요한 행정 절차는 밟지 않았고 추후 재논의를 통해 신규가입 업무 재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