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차기 전략 스마트폰 G7(가칭)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액정표시장치(LCD)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한다. 스마트폰 사업 수익 개선을 위한 '하드웨어(HW) 플랫폼 전략'을 본격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지난해 스마트폰 플래그십 모델을 OLED와 LCD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차기 전략 스마트폰 G7을 두 가지 모델로 개발하고 있다. 하나는 OLED를 탑재한 모델, 다른 제품은 LCD를 장착한 모델이다. 스마트폰 뼈대가 되는 기본 스펙은 동일하고 디스플레이만 다르다.
OLED는 발광 재료를 이용하는 디스플레이로, 가볍고 얇은 게 장점이다. 가격은 LCD보다 두 배가량 비싸다. 반면에 LCD는 OLED에 비해 저렴하고 내구성이 좋다.
LG전자가 차기 전략폰을 OLED와 LCD 두 가지 모델로 내놓는 건 이런 디스플레이 차이를 최종 제품 특성에 반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뼈대는 거의 동일하지만 디스플레이를 달리해서 소비자에게 새롭게 어필하겠다는 것이다. 플래그십 모델을 세분화해서 다양한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등 판매 극대화 전략으로 해석된다.
LG전자는 올해 수익 개선을 위해 플랫폼과 모듈화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특정 시기에 제품을 내놓던 지금까지의 출시 주기를 탈피하는 한편 시장 반응이 좋은 모델은 일부 부품이나 성능에 변화를 줘 시장에 탄력 대응하겠다는 것이 요지다.
전략 수립 배경은 판매 확대와 동시에 비용 절감까지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2015년 2분기 이후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수익 구조 개선이 중요한 상황이다. 하나의 스마트폰을 플랫폼 삼아 파생 모델을 만들면 연구개발(R&D)부터 생산에까지 이르는 시간과 비용을 아끼면서 신제품을 늘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모듈화로 공용 부품을 확대하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과거처럼 신제품을 자주, 많이 만들기에는 현실상의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 효과를 내려는 의도 같다”고 주장했다.
LG전자는 G7을 5월 중에 국내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OLED 모델과 LCD 모델을 동시 출시할지 차이를 두고 따로 내놓을지 시판 계획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의 OLED 생산 규모가 한정된 점을 고려하면 물량에서는 LCD 모델 비중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