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해외 사업을 확대한다.
카카오 여민수·조수용 신임 공동대표는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 3.0'을 선언했다. 조 대표는 “'카카오 1.0'은 카톡을 출시하며 모바일이라는 큰 시대적 흐름에 누구보다 빠르게 진입했던 시기, '카카오 2.0'은 메신저를 뛰어넘어 다양한 영역으로 끊임없이 확장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이어 “카카오 3.0은 시너지를 통해 성장 기회를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글로벌 사업에 도전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3.0의 핵심 전략은 블록체인에 기반 한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카카오는 연내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한다. 최근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 X(Ground X)'를 일본에 설립했다. 전 퓨처플레이 최고기술경영자(CTO)인 한재선 박사가 대표이사를 맡았다.
카카오는 '그라운드 X'를 카카오만의 플랫폼이 아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아시아 대표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조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관련 플랫폼을 준비하는 건 카카오 사명이자 의무”라며 “암호화폐 공개(ICO)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세계 IT기업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리더십을 가져갈 계획이다. 블록체인 기술 개발 및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기존 카카오 서비스에 관련 기술을 접목해 신규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블록체인 기술 활성화를 위해 개발자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는 한편 교육, 해커톤, 콘퍼런스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음악, 웹툰·웹소설, 게임, 영상 등 지식재산(IP)도 해외 공략 선봉역할을 맡는다.
카카오는 게임 '검은사막'을 통해 북미, 유럽 시장에서 성과를 냈다. 웹툰 서비스인 '픽코마'를 일본에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카카오는 확보한 IP로 일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 진출한다. 지난 1월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조달한 재원을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업체 인수합병(M&A)에 활용할 계획이다. 현지 유력 콘텐츠 기업 인수를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끌어올린 뒤 국내 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개인 기록 검색 기능도 강화한다.
AI 스피커 '카카오미니'에는 카톡 보이스톡(전화 걸기)·번역·가정 사물인터넷(IoT) 제어 기능 등을 추가한다.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 공유되는 사진·동영상·일정·자료 등 개인 디지털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서랍 프로젝트'도 연내 시작한다.
여민수 대표는 “인터넷과 모바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틀에 얽매이지 않고 그 시대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시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