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가 11개 병원을 특화사업자로 선정, 스마트메디컬특구 조성에 속도를 낸다. 번화가에 대형 홍보관을 설치해 외국인 대상 마케팅 활동도 시작한다. 부족한 의료·관광 인프라와 인지도 부족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영등포구청은 여의도성모병원, 한강성심병원 등 구내 11개 병원을 스마트메디컬특구 특화사업자로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특화사업자는 의료관광 중심지를 표방하는 영등포구 거점 병원 역할을 한다. 뇌·심혈관, 화상, 척추·관절, 안과, 여성질환 등 진료과별 특화 영역을 내세워 환자를 유치한다. 선정된 병원은 여의도성모병원, 계피부과, 김안과병원, 대림성모병원, 명지성모병원, 명지춘혜병원, 강남성심병원, 한강성심병원, CM병원, 영등포병원 등 11곳이다. 대부분 외국인 환자 유치에 역점을 둔다.
영등포구는 11개 특화사업자 선정하고 병원장이 중심이 된 협의체를 구성했다. 주기적으로 회의를 개최, 외국인 환자 유치 전략과 의료 서비스 고도화 계획 등을 점검한다.
김승자 영등포구청 의료관광특구추진팀장은 “영등포구에는 전국에서 찾아오는 뇌질환, 화상, 안과 등 특화영역 병원이 많다”면서 “특화사업자로 선정해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고 영등포구는 행정 지원 등을 한다”고 말했다.
병원 움직임도 바빠졌다. 사업자 지정과 함께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인프라를 확충한다. 영등포구는 성애병원, 명지춘혜병원, CM병원, 영등포병원 4곳에 특례규정을 적용해 증축을 허가했다. 건축법상 증축이 어려운 부분을 해소했다. 외국인 환자 전용 시설 구축을 시도한다. 대림성모병원 역시 외국인 환자 편의시설과 진료, 입원 인프라를 확장한다.
김성원 대림성모병원장은 “치료 시간이 부족한 외국인 환자를 위해 하루 내 진료, 검사, 수술 필요 여부까지 알려주는 논스톱 서비스를 구축했다”면서 “중국 동포 거주가 많은 지역 특성상 의료 서비스 정보를 중국어로 제작하는 등 외국인 환자 편의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의료 서비스 인지도가 낮은 것을 감안해 마케팅 전략도 수립 중이다. 영등포 의료, 관광 서비스를 알리는 대형 홍보관 구축이 첫 번째다. 외국인 유동 인구가 많은 영등포 타임스퀘어 인근을 후보지로 선정했다. 병원별 홍보 전략과 의료전문 코디네이터 등도 지원한다.
영등포구는 제조도시에서 벗어나 4차 산업혁명 대표지역으로 변신한다. 작년 서울시로부터 영등포역세권, 경인로변 일대를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활성화지역으로 지정 받았다. 작년 말에는 중소벤처부로부터 스마트메디컬특구로 지정돼 민간 자본 포함 총 735억원을 확보했다.
스마트메디컬특구는 영등포가 보유한 의료와 관광 자본을 결합해 스마트한 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성형, 피부과에 집중된 의료 관광에서 한걸음 나아가 화상, 유방암, 뇌혈관, 안과 등 환자 선택 폭을 넓힌다.
여의도, 한강, 영등포 쇼핑몰 등 관광지와 인천공항이 가깝다는 이점도 의료관광특구 기대감을 높인다. 2012년 영등포구 외국인 환자는 5439명에서 2016년 8457명으로 약 54% 증가했다. 숙박, 음식점을 포함한 편의시설 부족과 수요가 큰 피부, 성형외과 부족 등은 과제로 꼽힌다. 여전히 중소 제조업체가 많아 관광객을 유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병원 관계자는 “영등포가 특정 진료과에 한해 유명 병원이 있지만, 외국인 수요가 많은 영역은 아니다”면서 “수요가 집중된 진료과의 스타 병원을 유치하고, 중소상인이 많은 도시 환경을 쾌적하게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