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가맹점 모집 수수료가 1000원까지 떨어졌다. 기존 대비 20% 수준이다. 카드 수수료 인하 여파로 카드업계가 밴(VAN)대리점 모집 수수료를 삭감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와 전국 밴대리점주는 현 가맹점 모집 수수료 체계가 영세 밴대리점을 도산위기로 내몰고 있다며, 카드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방침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밴대리점이 가맹점을 모집해 카드사로부터 받는 가맹점 모집수수료가 건당 1000원까지 급락했다. 신규 점포를 카드사 가맹점으로 연결해 받는 인센티브가 단돈 1000원까지 떨어졌다는 것이다.
카드사는 밴대리점을 통해 가맹점을 모집, 신규 점포 등과 가맹계약을 체결한다. 이를 통해 카드 수수료를 가맹점에게 받는 구조인데, 그 모집을 통상 전국의 밴 대리점이 도맡아한다.
3년 전만 해도 점포 한 곳과 계약하면 밴대리점은 카드사로부터 약 1만원 안팎의 모집 수수료(인센티브)를 받았다. 하지만 정부 주도로 카드 수수료가 인하되자, 카드사들이 단체로 밴대리점에게 주는 모집수수료를 80%이상 줄였다.
최근 일부 카드사는 아예 모집인 수수료를 주지 못하겠다고 통보했다. A카드사는 모집수수료를 주는 조건으로 계열은행 계좌를 써야하는 일명 '꺾기' 행위까지 강요했다.
한 밴대리점주는 “현행 가맹점 모집인 수수료 체계는 가맹점을 유지관리하는데 드는 비용 대비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며 “가맹점 모집 방식도 온라인으로 바뀐 상황에서 이런 비합리적 체계는 결국 밴대리점을 도산으로 내모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여신금융협회는 2015년, 가맹점 모집 과정에서 발생하는 종이문서 비효율성과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모바일 가맹신청 서비스 '비즈패스트'를 운영 중이다. 이 때문에 가맹신청 방식이 전환되면서 밴대리점은 별도 태블릿PC 구입 등 비용만 늘었다.
최근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는 여신금융협회에 'VAN산업 구조 변경에 따른 가맹점 모집비용 현실화'를 요청했다. 카드사와 밴사간 정률제 도입으로 대리점이 받는 수수료가 급락한 가운데, 가맹모집비용까지 일방적으로 인하하는 것은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공문을 통해 “현 수수료 체계는 가맹점 모집인 대가는 고사하고 업무증가와 가맹점 신청 서비스를 위한 장비 유지 비용에도 턱없이 못미치는 수준”이라며 “가맹점 모집인 비용 현실화를 위한 논의를 시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영석 조회기협회 사무국장은 “카드 모집 수수료는 여전히 건당 1만원 이상 주면서 가맹점 모집 수수료만 비상식적으로 깎는 행위는 불공정하다”며 “법적 자문을 거쳐 카드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여파로 모집인 비용을 낮출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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