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목표로 호텔롯데 상장을 재추진하겠습니다.”
지난해 6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일 롯데 경영권 문제 및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가장 큰 이슈인 호텔롯데 상장 추진과 관련해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
하지만 검찰수사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수차례 연기된 바 있는 호텔롯데 상장 계획이 또 다시 안개속으로 빠졌다. 호텔롯데 상장을 끝으로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고 '뉴롯데' 구축 등 모든 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호텔롯데는 28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시그니엘 호텔에서 '제45회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재표승인의 건, 등기이사 재선임의 건,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 잉여금 처분의 건 등의 안건을 통과했다. 하지만 신 회장이 적극 추진하던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된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당초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 후 화학과 유통, 식품 등 계열사를 합병해 일본롯데 중심의 지배구조를 한국롯데로 개편하고자 했다. 하지만 신 회장의 구속으로 호텔롯데 상장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호텔롯데 정기주주총회에서 상장에 대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아 무기한 연기에 무게추가 쏠리고 있다. 실제 호텔롯데 상장 대표 주관사 미래에셋, 메릴린치,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구체적인 일정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구속에도 지난 15일 롯데정보통신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며 지배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 상장이 늦춰지며 지주사 전환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를 상장하는 과정에서 구주 매출을 통해 일본 계열사들의 지분율을 절반 이하로 낮추겠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면세점 사업 수익성이 악화됐고 호텔 사업부문 역시 영업손실 940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2배 가까이 커진 상황이다.
신 회장은 핵심 계열사 등기이사직을 유지하며 옥중 경영을 이어나가고 롯데그룹은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호텔롯데 상장 같은 큰 과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호텔롯데 상장을 무기한 연기할 수 없는 롯데로서는 중국의 사드 보복국면이 마무리 되는 대로 상장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한편 호텔롯데 지분은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19.07%와 일본롯데홀딩스가 100% 지분을 소유한 L투자회사(72.7%), 광윤사(5.45%) 등 일본 회사가 대다수를 보유하고 있어 지분구조가 여전히 일본에 종속돼 있다.
롯데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의지는 강하지만 현실적인 여건이 나아지지 않고 있어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