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본사에서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나는 업무상 아시아 여러 나라를 방문할 기회가 많다. 최근 몇 년 동안, 특히 중국·대만·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할 때면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세계인이 처해 있는 환경 문제, 특히 심각한 공기 문제를 직접 느끼고 있다.
최근 한국 정부도 미세먼지 감축 실질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초미세먼지 환경 기준을 미국, 일본과 같은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의 대기 질 순위가 180개국 가운데 119위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음을 고려할 때 바람직한 변화라 생각한다.
(출처: 2018' 세계경제포럼(WEF) 발표 '환경성과지수(EPI) 2018' 보고서)
의학저널 랜싯이 최근 발표한 2017 랜싯환경오염보건위원회의 '환경오염이 인류 건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환경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 900만명 가운데 공기 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650만명으로 약 72%를 차지, 가장 높은 원인으로 밝혀졌다. 그 가운데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과반수여서 심각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약 92%가 대기 오염에 노출됐다. 실외 대기 오염 관련 질병뿐만 아니라 실내 공기 질 악화로 인한 질병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여성, 어린이, 노인이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분류된다.
흔히 공기 오염이라 하면 대기 오염, 즉 실외 공기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내 공기가 실외 공기보다 최대 5배 더 오염됐다. 페인트, 의류, 가구에 묻어 있는 독성 화학물질과 창문 등 환기 시스템을 통해 건물로 들어오는 실외 공기가 혼합된 실내 공기는 상황이 점점 악화된다.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는 가정에서 요리를 할 때 목재나 농작물 폐기물을 화력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실내 공기 오염 농도는 더 높아진다.
세계 고소득 국가는 국가보조금으로 화석연료 산업에 들어가는 자금보다 6배 더 많은 돈을 화석연료 사용으로 영향을 받는 건강에 투자한다. 실제로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G20 정부는 화석연료 보조금보다 공기 오염과 관련된 건강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많은 지출이 이뤄졌다.
공기 오염은 우리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식량 안전 보장과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치면서 경제 발전을 저해한다. 인류 공동체와 지구 생태계를 위해 '청정 공기'에 대한 관심이 더욱 적극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2월 2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유엔 포럼에서 블루에어는 '청정 공기'가 유엔 지속 가능 개발 목표로 채택돼야 함을 적극 피력했다.
인류가 처한 다양한 문제들을 공동으로 해결하기 위해 2015년에 유엔이 수립한 지속가능발전 목표(SDGs)는 인류 보편 문제와 지구 환경 문제, 경제 등 총 17가지로 구성됐다.
특히 해양 대기 오염, 생태계, 생물 다양성 관련 문제 등 환경 이슈를 비중 있게 고려하고 있다. 인류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깨끗한 공기가 아직 인정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안타깝다.
'모든 사람은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가 있다'는 블루에어의 브랜드 철학이 실현되길 기대하는 한편 이번 유엔 포럼 발표를 시작으로 국제 사회가 청정 공기를 SDGs로 삼고 이를 위한 협력이 가속되길 기원한다.
bla@oksmc.co.kr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