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사회 약자를 위한 ICT 활용 창업 기회
사회 약자를 위한 기술은 사회가 선진화될수록 더욱더 큰 가치를 발휘한다. 관련된 기술 창업 역시 스타트업 조직원을 더 강한 비전으로 묶어서 더 큰 힘을 발휘하게 한다.
좋은 사례로 우리나라 스타트업 올리브 유니온을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높은 가격대의 보청기 시장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 인식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로 지난 2016년 설립됐다. 독자 사운드 알고리즘과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 보청기 가격을 기존 보청기의 수십분의 1로 줄였다. 해외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목표 금액 2300%를 달성하는 투자 자금을 모아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CES 2018에서도 국내 중소 스타트업이 관련 분야에서 독특한 신기술과 제품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뇌파를 활용한 가상현실(VR) 헤드셋, 환자를 위한 신개념 의료 솔루션, 인공지능(AI) 서비스로봇 등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시각장애인 이야기를 담은 단편 영화에 등장하는 릴루미노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각보조 솔루션이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이 애플리케이션(앱)은 저시력 시각장애인이 기어 VR를 통해 실행하면 왜곡되고 뿌옇게 보이던 사물을 뚜렷하게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실제로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노영서 씨는 최근 릴루미노를 활용해 연습을 거듭한 덕분에 성황 속에 독주회를 마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출시한 앱 '씨잉' 역시 시각장애인의 희망이 되고 있다. 이 앱은 AI를 통해 카메라로 보이는 사물은 물론 사람 얼굴을 구별하고 연령대와 기분 상태까지 음성으로 알려준다.
점자가 아닌 일반 글씨를 인식하고 읽어 주는 혁신 제품도 등장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이 개발한 오캠은 안경에 부착한 뒤 읽고 싶은 글씨에 손을 가져다 대면 오캠에 내장된 카메라가 손의 움직임을 포착해서 글씨를 읽어 준다. 신문이나 식당 메뉴판 등의 글자 인식은 물론 사람 얼굴도 미리 입력해 둔다면 판별할 수 있다. 의학이 해결하지 못한 장애의 불편함을 정보기술(IT)이 해소해 주고 있고, 사회 가치 실현은 물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낸 좋은 사례가 된다.
최근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첨단 수화로봇도 등장했다. 3D프린터로 만든 이 수화로봇은 3개의 모터 컨트롤러가 로봇손을 움직이게 하고, 메인 네트워크 장치가 음성이나 메시지를 해석해서 수화로 표현해 낸다.
신체장애의 불편함을 덜어 줄 신개념 웨어러블 기기도 시장을 창출해 가고 있다. 에마워치는 파킨슨병 환자의 손 떨림을 줄여 주는 손목시계형 장치다. 근육 떨림과 반대 방향으로 진동을 일으켜서 손 떨림을 상쇄시키는 원리다. 기기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쓴 글씨와 착용 후 쓴 글씨를 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이 제품은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친구를 위해 MS 개발자가 직접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주기도 했다. 미국 스타트업이 최근 개발한 의료용 보행로봇 피닉스는 하반신 마비로 10년 동안 휠체어에 의지한 청년에게 일어나서 걸음을 옮기고 가벼운 산책도 즐길 수 있도록 해 줬다. 한 번 충전으로 4시간을 걸을 수 있다.
사회 약자를 위한 기술 창업은 어떠한 회사 비전보다도 빛날 수 있다. 사회를 아름답게, 더욱 살기 좋게 한다는 보람도 느낄 수 있다. 주변의 약자 문제를 발견했을 때 절대 지나치지 마라. 그들을 도우려는 따스한 마음이 창업 기회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