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암호화폐는 투자 목적으로만 거래돼 실제 사용으로 이어지지 않았어요. 오로지 투자만을 위해 돌아가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실제 사용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가 통용되는 생태계를 만드는게 목표입니다.”
김태형 케이스타라이브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한류 기반 암호화폐 '케이스타코인'을 개발한 이유다.
지난달 출시된 케이스타코인은 이더리움 ERC20을 활용한 암호화폐다. 케이스타코인으로 전 세계 팬들이 손쉽게 한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고, 케이스타라이브 커뮤니티에 직접 한류 관련 콘텐츠를 제작, 배포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김 CTO가 케이스타코인 개발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누구나 사용하기 쉽게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었다. 기존 암호화폐는 사용을 위해 별도 학습이 필요할 정도로 복잡하다. 비밀번호를 분실하거나 계정에 심각한 피해를 입으면 복구가 불가능하다.
케이스타코인은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보거나 정보를 찾아 볼 수 정도라면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다. 비밀번호 분실하거나 계정에 악의적인 피해가 발생하면 복구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도 마련했다.
김 CTO는 “다른 암호화폐는 실수로 거래를 잘못해도 이를 바로 잡을 길이 없지만 케이스타코인은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복구가 가능하다”며 “서비스 관점에서 사용자 불편을 최소화한 것이 케이스타코인의 기술적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케이스타코인은 전세계에서 K-팝과 K-드라마를 좋아하는 한류팬이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암호화폐다. 이 디지털 코인을 통해 각 국에서 K-팝 공연을 크라우드펀딩으로 유치할 수 있고 공연티켓 구매, 한국 화장품 구매도 가능하다.
케이스타코인 개발을 총괄한 김 CTO는 웹과 모바일, 서버, 블록체인까지 개발 모든 영역을 경험한 이른바 '풀스펙' 개발자다. 국내 전기공학 분야 최고 권위자 권욱현 서울대 교수와 함께 지난 2009년 수치해석 소프트웨어회사 '셈웨어'를 창업했고 이후 네이버 그린팩토리, 골프존 스코어카드 등 모바일 앱 개발에 참여했다. 케이스타라이브 합류 직전에는 2016년 100억원 매출을 올린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애드픽'의 CTO와 최고전략책임자(CSO)로 활동하며 서비스 성공을 이끌었다.
그가 케이스타코인을 개발하면서 중점을 둔 것은 사용자 편리성만이 아니다. '트래픽을 만드는 사람에게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는 철학도 반영됐다.
김 CTO는 “인터넷 생태계에서는 트래픽 파워가 곧 돈인데, 기존에는 플랫폼이 이익을 독점했다”며 “케이스타라이브 커뮤니티에선 트래픽을 만드는 사용자에게 케이스타코인을 지급해 이익을 공유하는 체계를 갖췄다”고 말했다.
거래소 구입과 개인간 거래(P2P)는 물론 케이스타라이브 커뮤니티 활동 보상으로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트와이스 팬이 이들의 출연 프로그램 리뷰나 앨범 감상평을 쓰고, 트와이스 멤버를 주인공으로 한 팬픽이나 이모티콘을 제작해 케이스타코인을 받는다. 콘텐츠 제작 뿐 아니라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고 추천만 해도 코인을 얻을 수 있다. 보유한 케이스타코인은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든 사람의 저작물을 구입하거나 이들을 응원하는 데 쓸 수 있다.
전 세계 한류 팬들은 케이스타코인으로 국내 콘서트 예매, 한류 스타 자국 공연 및 팬미팅 유치 등 한류 콘텐츠를 더 쉽고 편하게 소비하고 할 수 있다. 좋아하는 스타에게 생일선물이나 밥차를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김 CTO는 “콘텐츠 생산자의 노력이 보상받고 실제 사용 가능한 한류 기반 글로벌 암호화폐로 발돋음하겠다”며 “장기적으로 이더리움 기반이 아닌 자체 플랫폼 코인으로 발전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