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성 심해진 LCD 시황...“상승 기대 어렵다” vs “완만히 상승”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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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가격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BOE 10.5세대 팹이 초기 생산 차질을 빚어 가격이 조금씩 상승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에 8.5세대와 8.6세대 팹 생산량이 늘어나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중국이 증설한 LCD 팹 성적이 향후 패널 가격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10일 위츠뷰 가격 데이터에 따르면 65인치 4K 패널 가격은 3월 초 315달러에서 이달 초 294달러로 6.6% 하락해 감소폭이 가장 컸다. 55인치는 184달러에서 181달러로 1.6% 하락하는데 그쳤다.

50인치는 131달러에서 125달러로 4.5%, 43인치(UHD)는 112달러에서 107달러로 4.4% 감소해 하락폭이 비슷했다. 32인치(HD)는 62달러에서 60달러로 3.2% 줄었다.

지난 1월 기준으로 봐도 65인치 하락폭이 가장 크다.

65인치는 343달러에서 294달러로 가격이 14.2% 떨어졌다. 그 다음으로 43인치는 122달러에서 12.3% 하락했으며 32인치는 66달러에서 9% 떨어졌다. 55인치는 188달러에서 3.7% 감소해 하락폭이 가장 적었다.

올해 65인치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고 55인치가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는 등 초대형 중심으로 TV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 제기됐다. 하지만 중국에서 65인치와 55인치를 주로 생산하는 신규 팹이 가동을 앞뒀거나 가동을 시작하면서 공급 과잉이 우려됐다.

최근 BOE 10.5세대 팹의 수율 문제가 거론되면서 65인치 가격 하락이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다시 커졌다. 차이나스타가 준비 중인 11세대 팹은 내년 초 가동할 예정이지만 BOE처럼 초기 수율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있어 내년에도 공급 증가 수준이 제한적일 수 있다. 과거 샤프가 10세대 팹을 안정시키기까지 수 년이 걸렸던 점을 감안하면 중국도 10.5세대 팹 안정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복병은 CEC-판다, CHOT(CEC-카이홍), HKC가 증설한 8.5세대와 8.6세대 팹이다. HKC가 충칭에서 8.6세대 팹 초기 가동을 시작했고 CEC-판다와 CHOT가 상반기 중 각각 8.6세대 팹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3개 팹은 모두 50인치를 우선 생산한 뒤 점차 65인치 비중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CEC-판다는 8.6세대 청두 팹에서 50인치를 우선 생산하고 이후 58인치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다. 4분기에 65인치와 32인치를 한 장의 마더글라스에서 동시에 찍어내는 멀티모델글라스(MMG) 방식으로 생산하는 등 대형 패널 비중을 늘려 나갈 예정이다.

CHOT 역시 50인치 생산을 시작한 뒤 하반기에 32인치와 58인치도 만들 계획이다. 65인치와 58인치, 70인치와 50인치를 MMG로 연내 생산할 방침이다.

반면에 일각에서는 8.5세대와 8.6세대에 투자한 패널사들이 정식 가동을 시작하면 수율 문제로 50인치대가 아닌 20~30인치대 비중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아직 대형 패널 기술력이 부족해 기존에 잘하는 크기대 제품에 다시 집중하면 생산량을 늘리고 신흥시장에도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증설한 팹 가동 성적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부터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신규 팹 성적이 좋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변화 방향을 뚜렷하게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