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로봇하면 인간 모습을 상상하겠지만 동물 모습을 본 딴 로봇도 많이 제작되고 있습니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는 최근 로봇 개와 함께 산책하는 모습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동물로봇은 어떤 용도로 쓰일까요?
동물 로봇을 제작하는 목적은 다양합니다. 애완동물처럼 활용하는 '로봇펫'을 통해 반려견 역할을 대신하기도 합니다.
소니가 출시한 강아지 로봇 '아이보'가 대표적입니다. 아이보는 2005년 출시 뒤 지난해 말 신제품을 내놓았습니다. 새 강아지처럼 귀여운 외관으로 22개 관절부를 탑재해 실제 강아지처럼 움직이도록 설계됐습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해 주인과 경험을 기억, 성격이나 움직임이 바뀌며 성장합니다. 스스로 학습해 자주 보는 사람에게 편하게 대하거나 주인을 구분해 따라다닐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도우미 역할을 하거나 물건을 배달하는 등 상업용으로 활용되는 로봇도 있습니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개발한 로봇 개 '스폿 미니'는 애완동물 기능 이외 문을 열어주거나 간식을 배달하는 등 가사도우미 역할을 수행합니다.
인체에 유해한 산업현장이나 화재 등 사고현장에서 인간을 대신해 구조나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도 개발 됐습니다. 대표 형태는 뱀 모양 로봇입니다. 붕괴된 건물 등 인간이 접근하기 힘든 곳으로 들어가 인명구조나 작업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카네기멜론대가 개발한 뱀 로봇은 지난해 말 발생한 멕시코 대지진 때 실제 투입됐습니다. 형태는 다르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에도 재난구조 로봇이 활용됐습니다. 일본 교토대학 연구진은 지난해 원전 해체를 위해 복잡한 파이프 속에 들어가 조사할 수 있는 뱀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스위스 로잔공대 연구진은 수중에서 오염도를 감지하고 오염원을 찾는 장어 형태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이 로봇은 수중에서 샘플을 수집하고 데이터를 전송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최근 논란이 된 군사 영역에서도 동물 형태 로봇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전시에 물자를 나르는 군사용 견마로봇 '빅독' 등 다양한 4족 보행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빅독은 150kg이 넘는 짐을 지고 한 번 충전으로 32km를 갈 수 있으며 험지도 시속 6.4km로 주파할 수 있습니다. 전장에서 인명피해를 줄이는 역할도 할 수 있지만 재난구조 등 용도로 쓰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