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국제 표준화를 주도한다. 일본은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표준화까지 선도하면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일본 일간공업신문에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과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는 2022년을 목표로 국제 규격과 기준을 반영한 전고체 리튬이온 배터리 시험 평가법 초안을 만들기로 했다.
전고체 배터리의 내구성 시험 데이터와 수명 저하를 일으키는 열화 메커니즘을 분석해 전고체 배터리의 수명을 단기간에 예측할 수 있는 가속 시험법을 개발하는 것이 골자다.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관련 국제 공조를 주도하는 동시에 일본 배터리 제조사 경쟁력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제품 양산에 앞서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는 표준 시험 평가 방법 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차세대 배터리다. 액체전해질이 가지는 인화성이 없고 활물질과 발열 반응도 원천 차단해 안전성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에너지 밀도와 구동 전압도 높일 수 있어 주행거리 향상과 충전시간 단축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 경쟁력에서 한국과 중국에 밀린 일본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 출원 건수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54%에 이른다.
상용화를 주도하는 곳은 토요타자동차다. 내부에 200여명의 기술 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이르면 2022년 전고체 배터리 탑재 자동차 출시 목표도 세웠다. 미쓰비시가스화학과 도레이, 스미토모화학 등 소재 대기업도 고체 전해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한국에는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2025년 이후로 전망하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30년 전부터 기술을 개발하며 특허를 독점하고 있어 이를 피해 제품을 개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라면서 “다만 전고체 배터리에 필수적 고체 전해질을 양산할 수 있는 회사가 아직 없고 이를 자동차용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밀도와 용량, 가격 등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많아 수년 내 상용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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