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가 제4 이동통신 사업 진출 의지를 피력한 건 '지역'과 '유선' 한계를 극복하려는 '최후의 카드' 성격이 강하다. 케이블TV 출범 23주년을 기념하는 행사(KCTA쇼 2018)에서는 이 같은 절박함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최후의 카드 성공 여부는 '협력'과 '자금력'이 가를 전망이다.
◇케이블TV 한계, 무선이 돌파구?
KCTA쇼 2018에서는 '지역성'을 강조했지만 이면에는 지역에 갇힐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숨어있다. 유선서비스 한계도 그대로 드러났다.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케이블TV 약점은 지역독점 붕괴와 무선서비스 부재”라면서 “주파수를 확보해 무선상품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정석 현대HCN 대표는 “지역 재난방송 환경이 열악하다”면서 방송발전기금 교부를 요청한 것도 케이블TV 지역성 한계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변동식 CJ헬로 대표는 “결합상품을 통해 이동통신 지배력이 방송으로 전이되는 걸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 “가입자 이동경로를 분석해보면 무선과 결합할 때 IPTV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토로했다.
결합상품 규제를 강화해 달라는 뜻이지만 그만큼 무선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제4 이동통신, 협력과 자금력이 관건
케이블TV는 '무선사업'을 대책으로 내놨다. 지역 고립과 유선 한계를 돌파할 유력한 대안으로 제4 이통을 선택했다. 전제는 케이블TV 결속과 자금력이다.
김성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은 “협회 내 제4 이통 논의는 초기 단계로 투자금을 거론할 단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아직 회원사 전체 의지라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분명한 건 회원사가 공감하고 역량을 결집하지 않으면 자금력 확보는 어렵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협회 지원 요청에 “제4 이통 진입장벽은 지금도 낮다”고 완곡하게 표현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정부로서는 더 꺼낼 카드가 마땅치 않을 만큼 지난 7차례 제4 이통 모집에서 지원책을 쏟아낸 것이다.
2.5㎓ 대역 40㎒폭이 롱텀에벌루션(LTE) 용도로 남아 있고 와이브로와 2G 주파수를 조기 회수한다면 주파수가 제4 이통에 걸림돌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에 따른 '제4 이통 등록제'는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다만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은 사물인터넷(IoT)을 겨냥한 측면이 강하다. 이날 KCTA쇼에는 IoT를 활용한 지역성 구현 기술이 많았다.
케이블TV 관계자는 “반드시 이동통신이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사물인터넷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으로 제4 이통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