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수입차 업체들이 수익성 측면에서는 악화됐다. 할인공세를 펼치면서 외형성장에만 집중하고, 환경부로부터 수백억원 대 과징금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1000만원이 넘는 할인을 제공하는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어, 질적 성장은 힘들 전망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시장 1위를 기록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2.6% 증가한 4조2664억원을 기록했다. 수입차 업계 처음으로 '4조원 매출'을 돌파했다. 2위인 BMW코리아도 전년 대비 17.4% 오른 3조633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양사 매출액은 국산차 업체인 쌍용자동차(3조4946억원)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판매량은 쌍용차가 10만6677대로 벤츠코리아(6만8861대), BMW코리아(5만9624대)보다 많았다. 하지만 벤츠코리아, BMW코리아는 차량 판매단가(ASP)가 6000만원대로, 쌍용차(3000만원대)보다 두 배 가량 높았다.
지난해 27% 가량 판매량이 증가한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매출액이 전년 대비 33.3% 증가한 3225억원을 기록했다. 캐딜락 차량 판매량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GM코리아는 매출액이 80.7% 증가한 107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배출가스·연비 조작으로 판매금지 조치를 받았던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매출액이 3189억원으로, 77.7% 가량 줄었다.
이처럼 대부분 수입차 업체들이 판매, 매출 등 외형 성장을 거뒀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BMW코리아는 8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환경부로부터 불법인증에 대한 과징금 608억원을 부과 받았기 때문이다. 벤츠코리아 과징금 등 잡손실 증가로 당기순이익(720억원)이 18% 이상 줄었다.
양사는 판매관리비도 상당히 증가했다. BMW코리아는 판매관리비로 2745억원 사용하며 전년보다 30%(607억원)나 늘렸다. 차 값을 할인해주는 조건으로 이용하는 BMW파이낸셜의 할부나 리스 수수료 등 지급수수료가 198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267% 증가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도 판매관리비가 1319억원으로 전년보다 24% 늘렸다.
이 밖에도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당기순손실이 1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으며, GM코리아도 84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포르쉐코리아는 5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출범 4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