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인공지능 기반 커머스에서 창업의 기회를 찾자
지난해 광군제 때 중국에서 타오바오에 로그인한 사람들은 알리바바의 인공지능(A) 성능에 경이로움을 느꼈을 것이다. 로그인하는 사람마다 다른 상품 추천과 보이는 배너 광고 배치는 커머스를 할 수밖에 없도록 소비자를 자극한다. 수십억명이 동시 접속한 상태에서 이러한 구성은 사람이 할 수 없다. 바로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AI를 기반으로 한 큐레이션 커머스는 패션 분야에서 더 빛난다. 매출 10억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는 미국 패션스타트업 스티치픽스의 성공 비결은 고객 취향을 제대로 분석해 내는 AI 기술이 핵심이다. 고객은 자신의 사이즈·예산·취향만 입력하면 AI가 그에 맞는 옷을 추천해서 옷을 보내주고, 고객은 그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구매할 수 있다. 고객 80% 이상이 재구매할 정도로 AI 정확도가 높다. AI를 통해 이미지만으로 물건을 사는 것도 가능하다.
네이버의 커머스렌즈 앱은 AI 기술로 이미지 속 상품을 인식한 다음 상품을 파는 커머스몰 검색으로 이어 준다. 상품 이름을 몰라도 직접 찍은 사진이나 인터넷상 이미지만 있으면 검색과 구매가 가능하다. 커머스 편리함이 한 차원 높아진 것이다. AI 스피커도 특급 커머스 도우미로 활약하고 있다. 아마존 에코를 활용하면 목소리만으로도 필요한 물건을 바로 주문할 수 있다. 이미 에코 사용자 약 50%가 음성 커머스를 이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KT 기가지니가 음성으로 상품을 검색, 주문, 결제하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AI로 나만의 커머스 비서를 고용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AI 기반으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이 진화하는 커머스 트렌드도 있다. 최근 등장한 미국 AR 커머스 서비스는 안경을 쓰고 AR 매장을 둘러보다가 관심 상품을 응시하면 상세한 상품 정보가 안내된다. 디지털 결제 시스템과 홍채 인식 기술을 통해 결제까지 이뤄진다. AR기술은 잘못 고른 물건을 반품해야 하는 수고도 덜어 준다. 이케아 AR앱을 이용하면 몸집이 큰 가구도 우리 집에 미리 배치해 보고 제품 질감이나 명암을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알리바바 등이 선보이고 있는 VR 커머스몰에서는 마치 순간 이동을 한 것처럼 가상공간에서 물건을 살펴보고, 편리한 결제까지 가능하다. 직접 매장을 가지 않아도, 제품을 직접 옮겨 오지 않아도 미리 커머스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러한 트렌드는 무인 매장까지 가능하게 한다. 최근 정식 개장한 아마존 무인 매장 아마존고가 미래 무인 매장 방향을 제시한다. 고객은 앱을 내려 받은 후 매장에 들어가서 원하는 물건을 들고 나오기만 하면 된다. 계산대에 줄을 설 필요도 없다. 수백대 카메라와 각종 센서, 머신러닝 기술이 고객 구매 행동을 파악하고 결제까지 완료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도 알리바바 무인 편의점이 성업하고 있다. 이 편의점 역시 상품을 고른 후 결제 문을 통과하면 각종 IT가 상품을 스캔하고, 알리페이로 결제까지 된다. 자율 주행 기술을 탑재한 식료품 매장까지 등장했다. 미국 스타트업이 공개한 움직이는 식료품 매장 로보마트는 소비자가 이 차량을 호출하면 자율 주행 기술을 통해 집 앞까지 신선식품, 빵 등을 배달해 준다. 소비자는 원하는 상품을 고르고, 차문을 닫기만 하면 된다. AI가 접목된 커머스 분야는 다시 AI 투자를 가속시킬 수 있다. AI에 투자해서 가장 빠르게 회수가 가능한 분야인 만큼 트렌드 변화도 빠르고 창업 기회도 열려 있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