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 걱정도 많고 논란도 많은 시점이다. 그러나 무엇인가 명쾌하게 정리되고 있지 않은 듯하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만들어 내는 신경제는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기의 '불'로 비유할 수 있다. '불'은 뜨거워서 데일 수 있고, 순식간에 재화를 태울 정도로 위험하다. 이렇게 위험한 것이어서 한편으로는 불 사용을 금지시키자는 의견도 있다. 한편에서는 위험하지만 기회 요인이 더 클 수 있으니 가 보자는 의견을 제시한다.
불 사용을 금지시켜야 할까, 아니면 '불'을 적극 활용해서 청동기 시대나 철기 시대로 발전해 나가야 할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당연히 선택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미래로 가는 선택을 해야 한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이하 '코인')를 크게 분류하면 △기술 코인 △화폐 코인 △비즈니스모델 코인 △자산유동화 코인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새로운 분류가 예상되지만 아직 활성화된 단계는 아니어서 현재는 이 정도로 볼 수 있다.
우선 기술 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서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화폐 코인으로 출발했지만 점차 화폐 코인 기능보다 기술 코인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ERC20으로 기술 코인이 제공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토큰들이 생성돼 활동하는 형태로 볼 수 있다.
두 번째 화폐 코인이란 말 그대로 화폐 기능을 수행하는 코인이다. 미국에 이미 나와 있는 금본위제 코인들이 대표 사례다. 화폐 기능을 수행하려면 세 가지 기본 기능을 수행해야만 한다. 가치 축적이 가능해야 하고, 화폐 본연의 안정성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화폐 유통 구조가 편리해야 한다. 기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들은 결제 시간이 길고(비트코인 약 1시간, 이더리움 약 10분), 가격 변동성이 커서 화폐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부적합해 보인다.
세 번째 비즈니스 모델 코인은 향후 개발 계획이 실행될 코인들로, 비즈니스 모델을 탑재한 코인이다. 이 코인들은 비즈니스 모델 성패에 따라 매우 성공한 코인이 될 수도 있고 실패한 코인이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 혁신성과 그 모델을 완성해 가는 조직 실체 및 실력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 코인을 운영하는 조직들은 이제 갓 구성된 경우가 많아서 매우 위험한 투자가 될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수년간 충분한 개발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높은 추진력을 보유한 조직이 이미 검증된 기술력을 발휘하는 것이라면 눈여겨볼 만한 코인이라 할 수 있다.
네 번째 자산유동화 코인은 아직 많이 활성화돼 있지 않은 코인이다. 향후 새로운 금융 형태가 코인 금융으로 나타나는 과정에서 필연으로 나타날 코인들이다. 즉 코인 소유 지분율에 따라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공유하는 모델이다. 자산을 유동화하면 자산에 대한 투자를 분산해야 유효한 투자를 할 수 있으며,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어야 P2P 금융 분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향후 다양한 모델의 자산유동화 코인이 나올 예정이다.
코인 분류는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코인에 대한 투자를 결정할 때 그 코인의 성격을 정확히 알아야 그 코인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으로 대표되는 현재의 암호화폐는 물성 근거가 다소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금'이나 '자산' 또는 정확한 수익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암호화폐로 구성한다면 이것은 우리 생활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면서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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