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헬스케어 정보기술(IT) 시장 규모가 12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인수합병(M&A) 증가, 블록체인 기반 헬스케어 관리 플랫폼 도입 등 시장 구조 변화가 가속화된다.
22일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2018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헬스케어 IT 시장은 전년대비 6.4% 성장한 1148억달러(약 122조원)에 이른다.
헬스케어 IT는 병원정보시스템(HIS) 등 의료기관 활용 정보통신시스템을 포함해 ICT 기반 건강관리 솔루션, 의료용 인공지능(AI) 등을 망라한다. 바이오와 ICT 융합으로 영역이 확장된다.
작년 글로벌 헬스케어 IT 시장은 1079억6000만달러(약 115조원)에서 올해 1148억 달러까지 성장한다. 체외진단(10%)을 제외하고 제약·바이오(4.3%), 의료 영상장비(4.4%), 의료기기(5.2%)등 헬스케어 요소시장에서 성장률이 가장 높다. 전체 헬스케어 시장 평균 성장률은 4.82%다.
헬스케어 IT 시장 확대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하는 산업 간 융합에서 ICT가 핵심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대의학은 데이터 기반 맞춤형 정밀의학으로 대변된다. 데이터를 수집·분석·활용하기 위해 ICT 역할이 필수다. 신약개발, 의료기기 등 상품 중심 전통 헬스케어 시장이 서비스 영역으로 진화하면서 ICT를 활용한 신시장도 열린다.
올해는 빅데이터 기반 AI 활용 증가로 신생기업 창업과 기업 간 협업 증대가 예상된다. 구글, IBM 등 글로벌 IT기업과 헬스케어 기업 간 M&A가 활성화되면서 시장 규모도 커진다. 블록체인과 AI가 헬스케어 데이터 플랫폼에 접목돼 솔루션과 서비스 시장도 새롭게 열린다.
올해 헬스케어 IT 시장에 청신호가 될 요소로는 △헬스케어 클라우드 △인지컴퓨팅 △케어매니지먼트 세 가지가 꼽힌다. 헬스케어 데이터 복잡성과 다양성으로 클라우드 플랫폼 도입이 중요해진다. 개별 이뤄지던 수집·분석 환경을 클라우드 접목해 단순화, 효율화한다. AI를 활용한 인지컴퓨팅도 중요 요소다. 인지컴퓨팅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 매출은 2025년까지 400억달러(약 42조원)에 육박한다. 연관 산업 기업이 간접적으로 얻는 수익도 1500억달러(약 160조원)이다.
케어매니지먼트는 데이터 기반 헬스케어 패러다임을 견인한다. 유전체 데이터, 의료기록 등 헬스케어 데이터 관리와 분석, 통합 수요가 확대된다. 향후 신약후보물질 발굴, 치료 품질 개선, 만성질환 관리 등 정밀의학 솔루션 영역이 헬스케어 IT 한 축을 담당한다.
글로벌 IT 기업도 발 빠르게 움직인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 확대를 위해 헬스케어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세계 전자의무기록(EMR) 선두 업체 써너와 협업해 클라우드 기반 EMR 솔루션을 제공한다.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 빅데이터 분석, 의료용 AI 업체와 손잡고 클라우드를 지원한다.
IBM은 AI 솔루션 '왓슨 포 온콜로지'로 헬스케어 IT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사노피, 메드트로닉,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의료분야 기업, 기관과 파트너십을 확대해 솔루션 신뢰성을 높인다. 올해 신규 고객사만 120여 곳이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도 헬스케어 사업 성장을 준비 중이다. 10억명 이상 구글 사용자와 알파벳 IT 기술을 결합한다. 유전자 분석용 오픈소스 플랫폼 '딥 배리언트'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기업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정밀한 전략수립이 요구된다. 작년부터 우리 정부는 세계 최초로 빅데이터, AI, 가상현실 등 첨단 ICT가 적용된 의료기기 인허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첨단 시스템이 제도권 안에서 성장 기틀을 마련했다. 병원 중심으로 의료용 AI 솔루션,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개발 등도 속도를 낸다.
헬스케어 IT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은 헬스케어와 IT 기업간 유기적 협업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반면 우리나라는 분리된 채 R&D가 이뤄진다”면서 “확대되는 헬스케어 IT 시장에 맞춰 기업, 산업 간 협업이 이뤄지는 연결고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