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슬립테크, 헬스케어의 세분화, 스타트업 투자 매력도를 높인다
헬스케어 시장은 다양한 기술과 접목하면서 다양성을 키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슬립테크 분야다. 요즘 스타트업 투자 성향은 광범위한 카테고리보다 세분화된 카테고리를 선호한다. 슬립테크도 세분화된 새로운 스타트업 투자 영역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현대인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만성 수면 부족을 겪고 있는 정도로 시장도 크다.
최근 미국 스타트업이 공개한 수면 로봇 베개 안에는 가속도계, 오디오 센서, 이산화탄소 센서가 장착돼 있다. 품에 안으면 마치 사람이 숨 쉬는 것처럼 수축과 확장을 한다. 우리 몸의 긴장을 풀어 주고 앱과 연동해서 심장박동 소리나 자장가 등 숙면에 도움 되는 소리도 들려준다. 실제 시험 결과 참여자 70%가량이 더 깊은 잠을 잤다고 한다. 이처럼 슬립테크란 IoT나 스마트폰 앱 등을 활용해서 숙면을 도와주는 기술을 말한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서는 지난해부터 슬립테크관이 생길 정도로 스타트업 창업의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또 다른 슬립테크 영역은 바로 수면 모니터링이다. 애플이 인수한 스타트업 베딧은 필름 형태 수면 추적기를 선보였다. 침대 시트 밑에 설치하면 사용자가 언제 코를 골고, 언제 깊은 잠에 빠졌는지 등 데이터를 축적해서 보여 준다. 애플은 아이폰과 애플워치 등에 이 기술을 활용해 수면 케어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핏비트 등 웨어러블 밴드의 수면 모니터링 기능도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정교한 모니터링은 수면의 질을 분석하고 향상시킨다.
모니터링을 넘어 숙면을 유도하는 첨단 웨어러블 기기도 등장했다. 첨단 숙면 머리띠 '드림'은 뇌생체 기술에 기반을 둔 것이다. 머리에 착용하면 수면 뇌파를 분석하고, 이마 쪽에 장착된 센서가 핑크노이즈라는 소리를 뇌에 전달함으로써 깊은 수면을 유도한다. 중국 기업이 공개한 스마트 슬립 글라스는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로, 존스홉킨스대가 10년 동안 연구한 수면 과학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불면증 아침 무기력증 등 해결에 도움을 준다.
슬립테크가 가져온 변화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전통 침구가전의 스마트한 변형이다. 스스로 움직이는 스마트 침대인 '슬립넘버 360'에는 생체 인식 센서가 탑재돼 있어 사용자 뒤척임이나 수면 상태를 감지한다. 코골이를 감지할 경우 공기펌프를 이용해 머리 기울기를 7도가량 올려 주고, 온도·조명·음악을 조절해 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국내 기업 코웨이도 스마트베드 시스템을 통해 CES 2018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매트리스가 잠자기 좋은 각도로 스스로 맞춰지는 것은 물론 주변 환경을 모니터링해서 조명과 온도도 알아서 조절해 준다. 코웨이는 세계적 뇌공학자 정재승 박사와 협약을 맺고 수면 장애 개선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 알람시계 켈로는 전용 앱을 통해 다양한 수면 개선 기능을 제공한다. 빠르게 잠드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깜빡거리는 점멸 패턴을 바꿈으로써 숙면에 적합한 호흡을 유도한다. 실제로 이 기능을 통해 2배 이상 빨리 잠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미국 스포츠용품 업체 언더아머는 첨단 숙면 잠옷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잠옷은 원적외선을 발산함으로써 피로 해소는 물론 잠을 더 잘 자게 도와준다.
헬스케어에서 세분화한 슬립테크는 다양한 기술을 시도, 시장 다양성과 규모를 키우고 있다. 잠 못 드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잠 못 들던 경험과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으로 이 시장에 출사해 보라!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