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으로 한국 경제에 훈풍이 분다.
정상회담 성과가 가시화되면 한국 대외신인도가 높아지고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크게 해소될 전망이다. 재계는 일제히 한반도 긴장 완화를 호평하면서 정부에 안정적 경제협력 환경 조성을 당부했다.
남북 대치 상황은 우리 경제와 기업 가치를 저평가시키는 주원인이었다. 정상회담 계기로 한반도 평화가 큰 진전을 이루며 우리 경제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국내 증시는 27일 정상회담 기대감을 반영하며 상승세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는 개장 직후인 오전 9시 4분 한 달 만에 2500선을 돌파했다. 외국인과 개인의 거센 매수세에 오전 9시 50분경까지 2500선을 웃돌았다. 전일 대비 16.76포인트(P) 상승한 2492.40으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7.10P 상승한 886.49로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 상승은 외국인이 견인했다. 지난 26일부터 이틀 연속으로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사들였다. 남북 화해 국면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걷히면 국내 증시 할인 요인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2567억원, 외국인은 1471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면서 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이 크게 해소됐다”며 “경제협력으로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되면 증시 저평가 해소와 외국인 매수세 차원을 넘어 정체 상태인 국내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이 한국 대외신인도 척도인 국가신용등급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국제신용평가사는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매길 때 '지정학적 위험'을 제약 요인으로 지적해 했다. 그러나 최근 남북 관계가 급속 개선되면서 긍정적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는 최근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면담에서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되는 등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재계는 정상회담으로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환경이 개선되고 남북 경제협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지금까지 개성공단을 중심으로 중소·중견기업에 머물렀던 남북경협이 대기업 투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번 정상회담은 '평화, 새로운 시작'을 향한 중대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돼 경제 활력이 제고되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 개최로 대북 리스크가 상당히 해소될 기회”라며 “북한 시장에 대한 기업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도출되면 기업 관심이 투자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남북 경제협력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성공단이 재가동하고 비핵화 정착으로 인한 안정적 경제여건이 형성되면 북한과 적극적 경제협력을 전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분단 이후 계속된 남북 간 '긴장과 대립' 시대가 종식되고 '평화와 공존'의 새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대북제재가 완화되는 등 경협여건이 성숙하면 남북 간 새로운 경제협력 시대를 개척하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중견기업계도 정상회담을 호평하며 안정적 경제협력 환경 조성을 당부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계는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환영한다”며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가 정착돼 남북 관계에 새 지평을 여는 경제협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도 “남북정상회담과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성공적으로 진행돼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 체제가 구축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정상회담이 물꼬를 틀 경협 재개와 확대는 많은 중견기업에 내수 시장 한계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위협을 돌파할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많은 기업과 근로자, 가족의 막심한 피해를 야기한 개성공단 폐쇄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정적이고 공고한 경협 틀을 구축하는데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
변상근 기자기사 더보기
-
류근일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