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비에이치, 영풍전자, 인터플렉스 등 국내 부품업체가 애플 차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아이폰에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를 공급한다. 삼성전기, 비에이치, 인터플렉스에 이어 영풍전자가 OLED용 RFPCB 서플라이체인에 새로 진입했다. 애플 첫 OLED 아이폰 '아이폰X(텐)'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지만 차기 모델 공급으로 재기를 노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차기 아이폰 OLED용 RFPCB 공급 업체가 모두 선정됐다. 애플은 올해 5.85인치와 6.46인치 두 가지 크기 OLED 아이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OLED를 메인보드와 연결하는데 RFPCB가 쓰인다. 이 부품 제조를 삼성전기, 비에이치, 영풍전자, 인터플렉스 4개사가 맡는다.
업계 관계자는 “RFPCB 공급 업체가 확정됐으며, 조만간 양산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현재 양산 직전 단계로, 이르면 이번 주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RFPCB는 단단한 '경성(Rigid)'과 유연한 '연성(Flexible)' PCB가 한데 합쳐진 것이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X OLED 패널과 터치스크린패널(TSP)에 각각 RFPCB를 도입했다. 올해는 OLED 패널에만 RFPCB를 적용한다. TSP에는 RFPCB 대신 멀티FPCB를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TSP 쪽에서 품질 문제가 잇따라 애플은 기술 규격을 변경한 것으로 풀이된다.
OLED RFPCB 공급사는 5.85인치의 경우 삼성전기, 비에이치, 인터플렉스가 낙점 받았다. 아이폰X OLED가 5.85인치인 만큼 기존 서플라이체인이 그대로 유지됐다. 6.46인치 RFPCB 공급사는 삼성전기, 비에이치, 영풍전자다. 삼성전기, 비에이치가 OLED용 RFPCB 제조 경험이 축적돼 있고, 양산 능력이 막강한 만큼 6.46인치용 제품도 수주한 것으로 해석된다.
영풍전자는 OLED용 RFPCB 새 협력사로 선정됐다. 영풍은 지난해 아이폰X에 TSP용 RFPCB를 납품했다. 올해는 OLED용으로 자리를 옮긴 셈이다. 애플이 올 신제품에는 TSP에 RFPCB를 쓰지 않기로 하면서 영풍전자 역할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들 4개사가 생산하는 RFPCB는 모두 삼성디스플레이로 공급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패널과 RFPCB를 모듈화하고, 이를 애플 쪽에 납품하게 된다. RFPCB 양산이 임박했다는 건 애플의 차기 OLED 아이폰에 들어갈 기술이나 부품 규격이 모두 결정돼 본격 생산 체계로 들어간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삼성디스플레이가 차기 아이폰용 OLED도 공급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 말부터 아이폰용 OLED를 대부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삼성 외 다른 디스플레이 업체 OLED 공급 가능성도 열려 있다.
애플이 초도 물량을 얼마만큼 주문했는지 발주 규모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아이폰X 판매가 부진하고 재고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차기작 부품 주문량을 보수적으로 잡았을 가능성이 있다. 국내 부품업계는 일단 신형 아이폰 양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