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비트코인 채굴기 만리장성 넘는다… 12척, 성능+효율 잡은 채굴기 개발

국산 비트코인 채굴기 업체가 중국 시장에 도전한다.

12척(대표 마이클 안)은 비트코인 채굴장비 '판옥선'을 개발, 세계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중국 비트메인과 일전을 예고했다.

판옥선은 비트코인 채굴 속도가 기존 제품 대비 30배 빠르다. 한 달에 비트코인 1개를 채굴한다. 경쟁사 장비 30대와 맞먹는다. 비트코인 1개 가격을 1000만원으로 가정하면 판옥선 대당 월수입이 1000만원인 셈이다.

고호성 12척 최고생산책임자(CPO)는 “채굴기 관건은 속도다. 반도체 성능에 의해 좌우된다”면서 “빠른 속도로 해시함수를 풀어내야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핵심인 칩은 삼성전자에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공급하는 넥셀이 설계했다. 최근 테스트까지 끝내고 이달부터 칩 생산에 들어간다. 11나노 공정으로 삼성전자에서 생산한다. 경쟁사 칩은 16나노 공정이어서 연산 속도 면에서 앞설 수밖에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전력 소모량도 시간당 27.8㎾ 수준에 불과하다. 고질병인 발열 문제도 해결했다. 최고 성능 상태로 잠시도 쉬지 않고 가동해야 하는 채굴기 특성상 냉각은 필수다.

12척은 침전식 냉각을 택했다. 단순히 파이프를 이용한 수랭식과 달리 비전도성 특수 용액에 보드 전체를 담그는 방식이다. 냉각팬이 없으니 소음과 먼지도 없다. 냉각 성능도 대체로 우수하다. 보드에서 발생하는 열로 용액이 데워져서 기화되고, 이를 다시 상부 열교환기로 냉각해 순환시키는 구조다.

열 교환 과정에서 발전도 가능하다. 폐열 재활용 온도차 발전시스템 엑스터빈이다. 온수를 이용, 스크롤 형상의 터빈을 회전시켜서 전력을 생산한다. 국내 특허 등록까지 마치고 국제특허를 출원했다.

마이클 안 12척 대표는 “전력 생산이나 온수 공급으로 전기요금 80% 이상은 회수할 수 있다”면서 “온수가 필요한 찜질방이나 양식장 등에서 부가 수입을 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12척은 이달 중 암호화폐공개(ICO)로 자금을 모을 계획이다. 이때 발행한 토큰 보유자에게는 에어드롭 방식으로 암호화폐를 지급, 채굴 장비에서 얻은 수익을 나눈다. 채굴 장비는 하나의 자산으로, 장비 대수가 늘수록 매달 배당액이 늘어나는 구조라고 안 대표는 설명했다.

마이클 안 대표는 “수익 40%를 지속 투자해 비트코인 채굴기 시장에서 국산 채굴기 판옥선이 두각을 나타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