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신규 등록하는 차량 가운데 전기자동차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전국 통틀어 가장 가파른 전기차 보급 속도다.
제주도는 또 전기차 전용도로와 전용 충전주차타워 도입 등 전기차 확산을 위한 추가 정책을 도입, '제주=전기차 메카'라는 인식 심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올해 유력 신규 전기차 모델인 현대차·기아차 '코나 일렉트릭' '니로EV'가 판매를 본격 시작하면 제주도 전기차 등록은 더 가파르게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제주 지역 신규 등록 차량 3662대 가운데 30.3%인 1110대가 전기차로 등록됐다. 2013년 제주에 전기차 민간 보급 사업이 시작된 이후 30%대 등록률은 이번이 처음이다.
3월 말 기준 도내 등록된 차량 총 수는 37만4779대다. 이 가운데 전기차가 1만368대(전기버스 63대 포함)로 나타났다. 이를 전국으로 환산하면 전기차 35.4%가 제주에 등록됐다.
전국에서 제주 다음으로 전기차 수가 많은 대구는 지난해 신규 등록 차량 7만896대 가운데 전기차는 2127대였다. 전기차 신규 등록 비율은 2.9%에 그쳤다.
세계 최고 전기차 보급 국가로 꼽히는 노르웨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지난해 1분기 1만3489대에서 올해 1분기 1만6181대로 늘었다. 이는 전체 신차 등록의 48%에 해당한다.
제주도는 전체 차량의 전기차 보급 메카로 꼽혀 왔다. 제주도는 국내 최초로 '전기차 전용도로' 시행 등 전기차 확산을 위한 추가 정책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전용 충전주차타워와 전기차 통합운영센터 구축, 중고 전기차 유통·매매환경 조성 사업 등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외 신규 전기차 출시 이슈만으로 2020년까지 전기차 보급 목표 14만대를 채울 수 없다는 판단에서 전기차 환경 및 인프라 조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전기차 민간 보급뿐만 아니라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초소형 전기차 및 농업용 전기차와 같은 특수 차량 등 후방산업 기반도 다진다는 목표다. 국가 자율주행차 연구개발(R&D)과 연계해 전기차 기반 자율주행서비스 활용·사업을 추진, 교통사고·체증 없는 전기차 자율주행섬 조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풍력, 태양 등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탄소 없는 섬 제주'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전기차 후방산업 등 연관 산업이 제주의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되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전기차 전용도로 도입 검토나 렌터카 등 법인 차량 전기차 구매 물량을 60대로 제한, 일반인 보급 기회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는 '제5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개막됐다. '카본 프리 아일랜드 제주, 뉴 E-모빌리티'를 주제로 열리는 엑스포엔 기아차가 첫 공개한 니로EV를 비롯해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과 첫 수소전기차 '넥쏘' 등이 전시됐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국내 첫 번째 PHEV인 'GLC 350e 4매틱', 재규어 랜드로버는 'I-PACE' 등 다양한 친환경차를 각각 공개했다. 르노삼성차는 신형 'SM3 Z.E.'와 트위지, 쎄미시스코는 D2와 R3 등을 각각 선보였다.
서귀포(제주)=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