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이어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를 추진한다. 추가 인가에 필요한 경쟁도 평가 세부 기준을 3분기에 확정하면 실제 인가는 내년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2일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태스크포스(TF) 마무리 회의를 개최했다. 민·관 합동 금융업 진입 규제 개편 TF는 지난해 8월 발족했다.
김 부위원장은 “진입 규제 개편 방안은 '100대 국정 과제' 가운데 하나이자 문재인 대통령 신년 간담회에서 제시된 주요 과제”라면서 “외환 위기 이후 큰 변화 없이 약 20년 동안 유지된 진입 규제를 업권별로 점검하고 특성에 맞게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먼저 은행업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단기 과제로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를 적극 검토한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 간 가격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 효과'를 일으켰다고 판단했다. 2개 인터넷전문은행 고객 수는 577만명(1월 기준)까지 증가했으며, 여·수신 규모도 인가 당시 목표를 크게 상회했다.
금융위는 지난 1년 동안 인터넷전문은행 운영 성과 및 은행 산업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기로 했다. 민간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금융산업경쟁도평가위원회에서 은행 산업 경쟁도 평가를 거쳐 시장 수요 등을 반영, 추가 인가를 적극 검토하기 위해서다. 3분기 내로 은행 산업 경쟁도 평가 세부 기준과 방향을 마련할 예정이다. 경쟁도평가위원회는 금융산업발전심의위원회 내 특별위원회 형태로 구성한다.
또 인가 정책만으로는 인터넷전문은행을 뒷받침하는 것이 부족한 점을 감안, 인가 단위 개편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논의를 이어 간다.
물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은산 분리 규제로 유상 증자에 어려움을 겪은 만큼 신규 사업자 유입을 위해선 은산 분리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
최훈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은산 분리 규제 완화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으며, 이는 국회에서 판단해야 하는 사안”이라면서 “이번 개편 방안은 현행 법 내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가 가능하다는 취지에서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 국장은 “3분기에 경쟁도 평가 방향이 수립되는 만큼 올해 안에 추가 인가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빠르면 내년에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 인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중장기 과제로 새로운 형태의 특화 은행 신설도 검토한다. 저녁시간에 영업하는 애프터 뱅크나 보험자본 공급에 특화된 챌린저 뱅크 등 기존 은행과는 형태가 다른 은행이다. 다만 은행업 인가 단위 개편은 은행이 금융 산업뿐만 아니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해외 입법 및 운영 사례, 전문가 의견을 수렴키로 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