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가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 무역 금융에 성공하면서 9조달러(약 9600조원) 규모의 무역 금융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HSBC는 미국의 식품 및 농업기업 카길의 신용장을 블록체인으로 처리했으며, 이는 해당 플랫폼이 업계 전반에 상업적으로 채택될 준비가 완료됐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신용장이란 거래은행이 수입업자의 요청에 따라 무역 거래에 필요한 지불을 보증하는 문서다.
지난주 아르헨티나에서 말레이시아로 운송되는 대두 거래에 적용했다.
HSBC는 블록체인 기술 컨소시엄 중에 하나인 R3에서 개발한 코르다 플랫폼을 사용했고, 거래 상대방인 네덜란드 은행 ING도 해당 기술을 채택했다.
블록체인의 분산원장 기술은 금융, 의료, 보험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암호화돼 해킹이 불가능한 기록 보관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수일에 걸쳐 대량의 문서 작업이 필요했던 무역 거래가 단 몇 시간 안에 완료될 수 있어 빠른 시일 내 무역 금융 산업을 뒤흔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무역금융은 글로벌 은행의 주요 사업 영역 중 하나다. 영국에 본사를 둔 HSBC는 지난해 무역 금융에서 25억20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비벡 라마찬드란 HSBC 상업은행 혁신 및 성장 부문 책임자는 “다음 단계는 보다 많은 기업들이 플랫폼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반 무역 금융을 선박, 항만, 철도 등 무역회사들이 수십 년 동안 사용하면서 글로벌 운송의 핵심이 된 표준 선적 컨테이너 사용에 비유했다. 은행, 항만, 무역상 등 금융거래의 모든 당사자들이 향후 5년 간 블록체인 무역 금융을 위한 공동 플랫폼과 같은 기준을 채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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