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로봇 밀도와 자동화 준비도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높은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정책 지원을 확대해 중소기업까지 자동화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16일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한국 로봇 밀도는 2016년 기준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직원 1만명당 631대를 기록했다. 2위 싱가포르(488대), 3위 독일(309대)과 큰 격차를 보였다. 세계 평균(74대) 8배에 달하는 밀도를 보이며 2010년 이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연맹은 “한국의 높은 성장률은 특히 전기전자, 자동차 산업에서 지속적으로 로봇을 설치해온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국은 최근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ABB와 영국 경제정보평가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이 공동 발표한 자동화 준비지수(ARI)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2위와 3위는 로봇 밀도에서 한국을 추격 중인 독일과 싱가포르가 각각 차지했다. 일본과 캐나다가 뒤를 이었다.
이 지수는 혁신환경, 노동시장, 교육 세 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조사됐다. 자동화, 교육, 경제 분야 전문가 자문을 통해 선정된 총 52가지 정성·정량 지수를 바탕으로 한다. 25개국 자동화 준비 상태를 조사해 순위를 매겼다. 한국은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보고서에는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이 개발한 신규 지수, 세계 관련 전문가와 진행한 심층 인터뷰도 담겼다.
한국은 제조업 생산 경쟁력 부문에서 높은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우위를 유지하려면 자동화를 위한 정책 지원 확대, 혁신 속도에 발맞춘 빠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 세계 다양한 국가가 인공지능(AI)과 로봇 기반 자동화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직원 1만명 당 로봇 대수 세계 평균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전자, 자동차 등 대기업 중심으로 자동화가 이뤄진 만큼 중소기업까지 제조업 전반으로 자동화가 확산돼야 한다.
공장자동화 솔루션기업 관계자는 “중소기업에선 스마트공장을 위한 준비가 미비한 경우가 많고 경제 여력이 부족한데다 자동화가 당장 부가가치를 높여주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정부 정책 지원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자동화와 로봇 도입 가속화는 경제와 노동환경에 미칠 여파가 큰 만큼 교육·직업 훈련 등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제도·체계 마련도 과제다.
울리히 스피스호퍼 ABB CEO는 “오늘날 혁신과 일자리 변화 속도는 상당히 빨라서 누구나 평생 학습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지속적 교육과 직업 훈련을 제공하면서 기술을 통해 인간 잠재력을 책임 있는 방식으로 배가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