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와 블록체인 대표기업 30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독자 의료·금융·물류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한다.
특히 세계 최초로 고려대를 주축으로 '블록체인 의료정보 시스템'을 상용화한다. 유전정보를 블록체인 플랫폼에 결합시켜 맞춤형 치료방법과 약을 처방해주는 신(新) 의료시스템이다. 모인 데이터를 집적해 국내 첫 '건강정보거래소'도 만든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대학교는 미래에셋, 교보생명, 신한은행, 더루프, 피노텍, 더블체인 등 블록체인 대표기업 30여곳과 '프라이빗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플랫폼 개발에 착수한다. 의료, 물류, 금융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반 통합 플랫폼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고대의료원 주축으로 '블록체인 의료정보 시스템'을 개발한다. 임상, 유전체, 생활습관정보(라이프로그) 분석해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한다. 고대의료원은 관련 연구를 위한 대규모 자금도 확보했다.
블록체인 플랫폼 연동으로 의료 디앱(dApp·탈중앙화 응용프로그램)을 만들어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의료처방을 한다. 유전자를 제공하는 환자나 일반인에게는 '헬스 코인'을 지급한다. 플랫폼 내에 쌓이는 유전정보를 활용해 방대한 빅데이터를 집적, 활용하는 '건강정보거래소'도 국내 최초로 만든다.
금융 플랫폼인 '크립토 뱅킹 서비스'도 산학 협력으로 상용화한다.
은행이 필요 없는 '뱅킹 위드아웃 뱅킹'을 표방한다. 송금과 결제 등 여러 금융 서비스를 탈중앙화를 통해 직거래 형태로 가능하게 하고 대출과 투자, 보험에 이르기까지 모든 금융 서비스를 블록체인 통합 플랫폼으로 해결한다. 고려대 교직원 약 3000여명 대상으로 협동조합을 만들어 '블록체인 인슈어테크' 시범 사업을 검토한다.
조합에 가입한 교직원에게 약 50만원의 보험금(일종의 보증금)을 받아 블록체인으로 관리한다. 1년간 교통사고 등이 나지 않으면 모든 금액을 다시 돌려주고, 해당 기간 사고가 발생하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보험금을 지급, 사고를 해결해 준다. 보험사나 에이전트 없이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계약으로 모든 과정이 처리된다.
그 외에도 물류산업 플랫폼도 구축해 다양한 산업군별 비즈니스 모델도 만든다. 각 산업군별로 구축되는 블록체인 플랫폼은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보다 보안성은 높고 속도가 빠른 차세대 인터넷 기술(SCION)과 연결시키는 작업도 추진한다. 고려대가 보유한 차세대 인터넷 기술 특허에 블록체인 관련 노드를 결합시키는 최초 시도다. 차세대 인터넷에 블록체인 노드 등을 터널링 해 해킹 등 보안 위협을 사전 차단한다. 가장 안전하고 속도가 빠른 금융, 의료 플랫폼 등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25일 출범하는 고려대 블록체인연구소가 모든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플랫폼을 활용해 유니콘 기업 발굴 작업도 병행한다. 고려대는 연구소와 함께 블록체인 창업보육센터를 오픈한다. 참여 기업은 플랫폼을 자사 사업에 활용하고 대학 블록체인 전문 인력도 활용할 수 있다.
실시간 대용량 데이터 유통을 위한 블록체인 기술개발은 연구소장인 인호 교수(컴퓨터공학)가 맡는다. 이외 △블록체인 합의 알고리즘 설계 기술 개발(정익래 교수) △안전한 스마트계약 검증기술 개발(오학주 교수) △머신러닝 기반 플록체인 트랜잭션 모니터링 기술 개발(주재걸 교수) △오픈소스 취약점 검증 기술 개발(이희조 교수) △인터네 디도스 공격 대응을 위한 네트워크 개발(스위스 ETH대학) 등 다양한 기반기술 연구가 진행된다.
그 외에도 법·제도 지원은 이대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창업 지원·보육은 이용균 컴퓨터학과 교수, 의료정보 연구는 이상헌 의과대 교수가 맡아 지원한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