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6·13 지방선거 이색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후보가 초소형 전기차로 일반 차량이 진입하기 어려운 골목 곳곳을 누빈다. 전기차는 특유의 친환경 이미지로 후보자 캐릭터를 부각시킬 수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바른미래당),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무소속),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자유한국당)를 포함해 전국 지자체장, 도·시의원 후보 20여명이 31일부터 시작되는 공식 선거운동에 전기차를 활용한다.
선거전에 전기차가 등장한 건 이번 지방선거가 처음이다.
안철수 후보를 포함해 대다수는 2명이 탑승할 수 있는 초소형 전기차 르노 '트위지'를 빌려 탄다. 작고 귀여운 초소형 차량으로 주위 시선을 끄는데 유리하다. 차량 전·측면에는 후보 얼굴과 함께 선거 공약으로 차 전체를 래핑했다. 후면에는 별도 기구물을 설치, 추가 홍보 내용을 보여 줄 수 있다. 지붕에는 스피커를 달았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트럭을 이용한 유세 차량도 쓰지만 유권자 시선을 끌기 위해 좁은 골목길까지 다닐 수 있는 초소형 전기차가 이번 선거운동에 많이 활용될 것”이라면서 “초소형 전기차는 이동 거리가 짧은 시·도·구 의원 후보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세단형 전기차를 타는 후보도 있다. 원희룡·권영진 후보는 각각 승용 전기차 GM '볼트'와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을 선거 운동 기간에 렌트했다. 장거리 이동을 고려, 한 번 충전에 400㎞ 이상을 달리는 신형으로 택했다.
두 후보는 현직 제주도와 대구시 지방자치단체장 시절부터 전기차 민간 보급에 공을 많이 들여왔다. 원 후보와 권 후보는 최근까지 관용차로 각각 기아차 '쏘울EV'와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2년 가까이 탔다.
선거를 앞두고 전기차 렌트업체에 여러 선거 캠프의 문의가 계속 늘고 있다.
수원 소재 한 렌트업체 대표는 “초소형 전기차가 차별화된 선거운동에 유리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여러 선거사무소로부터 문의가 왔다”면서 “우리가 보유한 차량이 10대뿐이어서 모두 대여해 주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