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유리기판을 얇게 만드는 신글라스(TG) 시장이 급속도로 줄어들면서 관련업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소형 액정표시장치(LCD) 물량이 급감했고,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하는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물량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면서 유리기판을 쓰는 리지드(Rigid) OLED용 TG 산업도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솔브레인, 켐트로닉스, 지디 등 TG 사업을 주력으로 펼쳐왔던 회사의 관련 사업 매출은 지속 하락세다.
솔브레인의 경우 2010년 245억원에 불과했던 TG사업 매출이 2013년 2285억원으로 급상승하며 전사 매출 확대를 이끌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에 플렉시블 OLED 채택이 확대되면서 이후로는 매출이 계속 떨어졌다. 지난해 솔브레인의 TG사업 매출은 1400억원대로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리지드 OLED를 채택한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하락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으나 업계 전문가들은 장기로는 '없어질 시장'이라고 평가한다.
켐트로닉스와 지디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1분기 켐트로닉스는 TG사업에서 9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사업이 잘 되던 때와 비교하면 매출액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중소형 LCD TG를 주력으로 해왔던 지디는 2015년부터 실적이 악화되면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감사 의견 거절 및 상장폐지 통보를 받아 현재 주식 거래가 중단됐다.
TG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전·후면 유리를 녹여 얇게 만드는 공정을 의미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무게'를 중시하는 분야에선 TG가 필수였다. TV 등 이동성이 중요하지 않은 분야는 TG를 할 필요가 없다. 솔브레인의 경우 자회사 솔브레인에스엘디를 통해 패널 원판을 용도에 맞게 자르는 절단 사업까지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리를 쓰지 않는 플렉시블 OLED 채택이 늘어나면서 리지드 OLED는 깜짝 수요 증가 외에는 이렇다할 성장 동인이 없다”면서 “TG 역시 하락세가 불가피하고 종국에는 없어질 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디스플레이 TG사업이 지금은 사양화된 디스플레이 백라이트 조립 산업과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