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해외직구 틈새시장 노린다...韓 거주 외국인 정조준

SK플래닛 11번가가 해외 직접구매(직구)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그동안 내국인에 집중했던 해외직구 서비스 범위를 200만명 이상 규모를 형성한 국내 거주 외국인으로 확대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 확보에 나섰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6월 1일부터 글로벌 셀러(판매자) 상품을 자사 영문·중문 통합 플랫폼 '글로벌 11번가'에서 판매한다. 글로벌 11번가는 세계 각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및 교민을 대상으로 국내 상품을 선보이는 역직구 사이트다. 패션, 뷰티, 스포츠 등 11번가가 확보한 다양한 상품을 해외 고객에게 판매한다.

11번가는 그동안 판매 채널에 따라 국내·해외 셀러를 구분했다. 해외 셀러는 해외직구 카테고리에서 '해외 배송' 형태로만 상품을 판매할 수 있었다. 고객의 상품 검색 효율을 높이는 한편 여러 언어가 한 화면에 뒤섞여 사용자 피로도를 높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이다.

글로벌 11번가 메인화면
글로벌 11번가 메인화면

11번가는 해외 셀러의 글로벌 11번가 입점을 허용하면서 국내 거주 외국인을 위한 새로운 쇼핑 환경을 구축했다. 역직구 사이트를 한국 거주 외국인 전용 해외직구 채널로 활용하는 셈이다. 그동안 자국 또는 글로벌 기업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아마존, 이베이, 알리바바 등에 접속해야 했던 외국인 고객을 글로벌 11번가로 흡수하는데 힘을 쏟는다.

SK플래닛 관계자는 “한국 거주 외국인 고객들이 해외직구 인기 상품인 건강식품, 디지털 가전, 브랜드 패션 등 약 1000만개 상품을 추가로 구매할 수 있게 됐다”면서 “쇼핑 편의가 지속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11번가, G마켓 등 온라인쇼핑 업계는 잇달아 국내 거주 외국인을 겨냥한 마케팅에 나서는 추세다.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로 유입된 외국인이 증가하면서 대규모 잠재 소비층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에 91일 이상 거주하는 장기 체류 외국인(등록 및 거소)은 158만명 이상이다. 150만명 수준인 강원도를 웃도는 거대 쇼핑 수요다. 온라인쇼핑 업계가 국내 거주 외국인 공략에 힘을 쏟는 이유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