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3% 달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정부·한국은행은 목표대로 올해 3%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이지만 국책연구기관인 KDI는 올해와 내년 모두 2%대 성장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민간 연구기관도 올해 2%대 성장을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주요 경제지표가 또 다시 악화돼 불안감이 커졌다. 생산은 늘었지만 소비·투자가 줄었다. 완화적 경제정책 추진, 산업간 불균형 성장 개선, 고용 창출 능력 강화 등이 과제로 제시됐다.
KDI는 31일 발표한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지만 내수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을 각각 2.9%, 2.7%로 제시했다.
우리 경제는 지난해 3년 만에 3%대 성장률을 회복(3.1%) 했는데 올해 다시 2%대로 낮아지고 내년에 더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정부·한은·OECD의 올해 전망치(3.0%)보다 낮고 현대경제연구원·LG경제연구원(각 2.8%) 등보다는 높은 수치다. KDI는 작년 말에도 올해 성장률을 2.9%로 예상했고, 2019년 전망치는 이번 처음 내놨다.
KDI의 이번 전망은 최근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안 효과를 고려한 것이다. 추경이 없었다면 이보다 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본 셈이다. KDI는 추경이 성장률을 0.1%포인트(P)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정대희 KDI 연구위원은 올해 성장률을 2.9%로 전망한 배경과 관련 “추경 효과와 세계경제 성장률 상승 등은 긍정적 요인이지만 원화가치 상승, 유가 상승 등이 상쇄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내년 성장률이 2.7%로 비교적 큰 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원인으로는 민간소비·투자 둔화를 꼽았다. 다만 KDI는 '급락세'가 아닌 '성장세 속도 저하'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서도 불안한 경제상황이 증명됐다.
4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5% 늘어 17개월만에 최대폭 증가했다. 그러나 소비는 1.0% 감소해 4개월 만에 감소 전환 했다. 설비투자도 전월대비 3.3% 줄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1P 하락했고, 앞으로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4P 떨어졌다.
그러나 정부는 우리 경제가 여전히 회복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3.0% 성장률 달성도 문제 없다는 설명이다. 미국 금리인상 등은 위험요인이지만 세계경제 호조,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추경 집행효과 등은 긍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KDI는 거시경제정책은 당분간 완화적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물가상승 압력, 고용활성화 등 경기개선 선순환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 시각에서는 산업간 불균형 성장과 이에 따른 고용창출능력 약화 등에 대응해 구조개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연구위원은 “문제를 진단·교정하는 구조개혁 노력이 지속되지 못하면 우리 경제 경쟁력·활력 저하는 불가피하다”며 “수출 주력 산업의 대외경쟁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통해 산업구조 조정, 나아가 전반적 경제구조 개편의 시급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