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등 대형병원이 토큰(TOKEN) 기반 진료비 하이패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중소 신용조회기업체가 개발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7월20일부터 카드 번호를 저장할 수 없게 되자, 일회성 번호를 별도 저장소에 보관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로써 환자들에게 기존 서비스와 동일한 편의성을 제공하게 됐다.
베스트티앤씨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한우리IT는 대형병원을 겨냥한 '금융정보 저장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그간 병원에서는 빠르고 편리한 수납서비스를 위해 진료비 하이패스 서비스를 시행했다. 진료비를 모아 한 번에 일괄 결제하는 후불시스템이다. 신용카드 정보를 등록한 환자나 보호자는 현장에서 바로 결제하지 않아도 된다. 진찰·검사 때마다 수납창구를 방문해야하는 번거로움을 덜었다.
하지만 기존 하이패스 시스템은 2016년 12월20일 재정된 '신용카드 가맹점 표준약관'에 저촉된다. 가맹점은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7월20일을 기점으로 집적회로(IC) 단말기로 전환해야한다. 마그네틱 단말기와 달리 IC단말기에서는 카드정보 저장이 불가능하다. 카드 불법 복제 및 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이에 베스트티앤씨-한우리IT는 대형 간편결제 업체와 협업, 개정 법령을 반영한 금융정보 저장 시스템을 구축했다. 카드 번호를 토큰으로 대체한다. 토큰은 인식된 카드 16자리 번호 가운데 앞 6자리만 빼고 나머지에는 일회성 번호를 부여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토큰도 별도 저장소에 보관한다. 8개 카드결제대행사(밴, VAN)가 인정한 간편결제 업체가 병원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토큰을 보내준다. VAN사가 카드결제를 승인하고, 실카드번호 기반으로 생성된 토큰을 해당 업체에 전달한다. 베스트티앤씨-한우리IT는 병원에서 해당 시스템을 적용하도록 전산 개발을 지원한다.
최근 서울대병원이 이를 실제 업무에 적용했다. 이외 다른 대형병원도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14일부터 토큰 기반 진료비 하이패스 서비스를 실시했다”면서 “개정된 법을 따르면서도 기존 하이패스 구조를 최대한 유지했다”고 말했다.
베스트티앤씨 관계자는 “아산병원과는 도입 시점을 조율하고 있으며, 성모병원과 세브란스 병원을 해당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면서 “금융정보저장 기술을 하이패스뿐 아니라 정기결제,회원결제로도 발전시켜 보험사 및 유통가맹점으로도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