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vs T커머스' 채널 확보 전쟁...요동치는 TV쇼핑시장

TV홈쇼핑과 T커머스가 유료 방송에서 채널 송출 번호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T커머스 공세에 오랫동안 주도권을 쥐고 있던 TV홈쇼핑 사업자가 후순위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인기 번호를 차지하기 위해 공세를 퍼붓는 T커머스와 자리를 사수하려는 TV홈쇼핑 간 공방이 정점에 이르렀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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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K스토아는 KT 올레tv 차회 채널 개편에서 '4번' 채널에 편성된다. 그동안 30번에서 단숨에 지상파 방송 옆 채널로 자리를 옮긴다. 기존 4번으로 송출되던 CJ오쇼핑은 6번, 6번이던 롯데홈쇼핑은 30번으로 각각 이동한다.

채널 번호가 한정된 방송업 특성상 한 사업자가 특정 채널을 차지하면 기존 사업자는 밀려날 수밖에 없다. 업계는 SK스토아가 4번을 차지하기 위해 200억~300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추정했다. TV홈쇼핑 관계자는 “SK스토아가 입찰 형태 협상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제시, 올레tv 4번을 차지했다”면서 “입찰 사업자가 사실상 머니게임을 벌인 것”이라고 말했다. SK스토아 관계자는 “자세히 밝힐 순 없지만 현재 알려진 자금 규모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SK스토아는 IPTV 1위 올레tv 4번을 꿰차면서 최근 공언한 '2021년 취급액 2조원' 달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에 앞서 2번을 차지한 신세계TV쇼핑과 업계 1위 KTH(K쇼핑)를 추격하는 한편 유통 대기업 계열 TV홈쇼핑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됐다.

롯데홈쇼핑은 채널 이동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한풀 꺾인 TV 실적 성장세와 새로운 수익 모델로 떠오른 온라인 모바일 채널을 감안하면 수백억원대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홈쇼핑은 이번 채널 번호 이동을 시작으로 현재 지상파 사이 S급 채널에 편성된 다른 유료 방송에서도 번호 이동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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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커머스와 TV홈쇼핑 자리다툼이 격화되면서 유료 방송에 지불하는 송출수수료도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 사업자가 이른바 '황금채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쟁사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TV홈쇼핑과 줄다리기 협상을 벌이는 유료 방송 사업자가 T커머스를 또 다른 협상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한 자릿수 채널을 원하는 T커머스 사업자에 기존 TV홈쇼핑 자리를 넘기는 식이다. 이에 따라 T커머스와 TV홈쇼핑이 서로 채널 번호를 맞바꾸는 연쇄 이동도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TV홈쇼핑 사업자와 올해 분 송출수수료 협상에 나선 LG유플러스는 전년 대비 60~100% 인상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T커머스 사업자와 평균 30% 이상 인상된 금액으로 협상을 마무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이번 SK스토아와 KT 협상 결과는 다른 사업자 채널 번호 계약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면서 “송출수수료 인상과 채널 번호 확보 출혈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