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블록체인, 스타트업 창업 관점에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요즘 스타트업업계에서 많이 회자되는 단어 가운데 블록체인을 빼놓을 수 없다. 사업 모델 분야가 다양한 스타트업은 각자 자기 분야에 맞춰서 블록체인과 연관성을 찾아나가며 미래 사업 계획에 반영해 나가는 모습이다. 그러나 남들이 다 한다고 해서 무작정 반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초기 스타트업은 자신의 사업 분야와 기술 개발 몰입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블록체인이 갑자기 많이 회자된다고 해서 블록체인 기술을 끼워 맞추듯 사업 모델을 변형하는 것은 절대 권하지 않는다.
스타트업 기업인을 가장 많이 유혹하는 것은 일반 투자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사업 계획만으로 ICO(Initail Coin Offering)를 성공했다는 스토리다. 갑작스럽게 ICO를 준비하려는 기업인도 생겨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관련 법규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고, 싱가포르 등 관련 법규가 있는 나라에서 ICO를 한다 하더라도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또 싱가포르를 예로 들면 지금은 리버스 ICO를 제외한 분야는 ICO가 불가능하다. 리버스 ICO란 현재 운영이 되고 있는 사업의 자산을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암호화폐화해서 ICO하는 것을 뜻한다. 결국은 실제 자산이 있고 암호화폐화로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분야에 국한된다는 것이어서 스타트업이 진행하기에는 좀 거리가 있다.
스타트업 기업인이 블록체인 기반의 사업 모델을 세울 때도 시장 문제를 정의하는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블록체인 기술은 노드에 기록되고 업데이트되는 정보를 모든 노드의 소유자가 공유하는 중앙에서 위·변조가 불가능한 기술이다. 이에 따라서 시장 문제를 정의할 때는 중앙에서 위·변조 가능으로 생기는 문제를 발견해 해결하는 방향으로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면 된다. 블록체인 기술은 노드를 생산할 수 있는 권한이 제한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퍼블릭 블록체인 기술과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술로 나뉜다. 위·변조 문제를 해결하는 관점에서는 노드 정의를 제한할 수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다소 적합하다. 그러나 시스템 구성 전체를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술만으로 구현하는 것은 아직 가성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존 서버-클라이언트 시스템 기반으로 필요한 부분만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블록체인 시스템도 요즘 트랜드 가운데 하나다.
서비스가 아직 나오지는 않았지만 가능성 있는 분야를 살펴보자. 신체 상태를 트랙킹해서 노드에 저장하고 위·변조를 막아 건강 상태에 따라 보험료가 블록체인 보험 가변 시스템을 예로 들 수 있다. 건강 정보라는 것은 개인의 의지에 따라서 위·변조가 가능하다. 개인의 의지뿐만 아니라 중앙 서버의 정책에 따라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시간으로 건강 상태를 트랙킹해서 그 정보를 노드에 저장한다면 실제 보험료 조정을 합리화할 수 있다. 규칙 생활을 하고 운동을 주기로 하면서 건강관리를 하는 사람과 불규칙 생활을 하고 술,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은 당연히 보험료 차이가 있어야 한다. 이들 정보를 위·변조 없이 저장하는 것이 기존 인프라에서는 어려웠다. 그러나 블록체인 개념 안에서는 해결이 가능하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