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으로 4월 경상수지 74개월 연속 흑자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며 4월 경상수지가 7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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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규모는 12월 결산법인 배당 지급이 몰리면서 6년 만에 최소치로 떨어졌다. 원화 강세로 본원소득 수지 적자 규모도 전년보다 크게 확대됐다. 대신 고고도요격미사일(사드·THAAD) 갈등이 완화되면서 서비스 수지 적자는 축소됐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8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17억7000만달러 흑자로, 2012년 3월 이후 연속 흑자 행진을 기록했다.

규모로 따지면 2012년 4월(9000만 달러) 이후 가장 축소됐다. 상품수지 흑자 폭이 줄어들었고 본원소득수지 적자 폭은 확대된 탓이다.

상품수지는 103억6000만달러 흑자로, 전년 동월(115억4000만달러)에 비해 폭이 줄었다. 유가 상승으로 수입 증가폭이 커진 탓이다.

수출은 반도체 호황과 세계 교역 회복세로 515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 중 반도체는 99억4000만 달러로 전체 36.2%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 동월 대비 26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반도체 호황이 아직까지는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원유도입 단가 상승과 반도체 제조용 장비 도입 등으로 수입은 411억5000만달러를 나타냈다.

본원소득수지는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그 규모가 58억6000만 달러에 달했다. 본원소득수지는 급료·임금과 배당, 이자 등 투자소득을 가리킨다.

본원소득수지 가운데 배당소득수지가 65억1000만달러 적자를 낸 점이 영향을 미쳤다. 배당지급이 75억7000만달러(약 8조10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올렸다.

이전 소득수지도 7억5000만 달러 적자를 시현했다. 외국인 근로자가 원화 강세에 맞춰 임금을 대거 해외 송금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노충식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국내 기업 대부분이 12월 결산이라 배당이 3~4월에 집중됐으며, 주주를 챙기라는 정부 정책에 따라 배당 지급이 늘어났다”면서 “이는 계절성 요인인 만큼 5~6월 경상수지에서는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4월 서비스수지는 19억8000만달러 적자로, 전년 동월(24억2000만달러)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비수기임에도 중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보다 60.9%나 늘면서 여행수지가 줄어들었다. 여행수지는 2016년 12월 이후 가장 작은 10억9000만달러 적자에 그쳤다. 여행수입(14억300만 달러)도 2016년 10월 이후 1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21억4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2억6000만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는 외국인 국내투자가 전년보다 7억7000만 달러 늘었다. 다만 그 중 주식투자는 19억2000만 달러가 축소됐다. 삼성전자 주식 액면분할로 인한 여파다. 지난달 3일까지 주식 거래가 정지되면서 해외 투자자가 삼성 주식 비중을 단기 조정했다.

내국인 해외투자는 47억10000만 달러 확대됐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