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베트남'서 R&D 기반 닦는다...韓 기업 현지 연구소 붐

티몬이 베트남을 온라인쇼핑 연구·개발(R&D) 전진기지로 낙점했다. 현지 우수 소프트웨어(SW) 개발자를 확보해 전자상거래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한다. 대기업 생산 거점으로 주목받던 베트남이 한국 기업의 'R&D 메카'로 급부상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최근 베트남에서 IT 엔지니어 채용에 나섰다. 베트남 호치민시에 위치한 R&D 센터에서 근무할 자바(JAVA) 웹 개발자를 모집한다. 이들은 현지에서 자바 기반 응용 프로그램 및 구매자 정보, 주문, 배송 등에 관한 전자상거래 관리 시스템 개발에 투입된다.

티몬은 2016년 5월 IT 인력 효율화를 위해 베트남 연구소를 설립했다. 베트남 고급 인재 풀(Pool)을 자사 온라인쇼핑 솔루션 고도화에 활용하기 위함이다.

박승현 티몬 베트남사무소 소장은 “커뮤니케이션 및 개발 능력이 우수한 엔지니어 인력이 많다”면서 “그동안 글로벌 전자기업 생산거점 역할을 수행한 베트남이 점차 R&D 센터로도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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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베트남 근로자 평균 연봉은 7800만동(약 365만원) 수준이다. 한국 기업 R&D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현지 엔지니어 연봉은 1500만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한국 엔지니어 인건비 대비 50% 이상 낮은 비용으로 고급 개발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베트남 정부는 2020년까지 '전자상거래 개발 마스터플랜'을 추진해 온라인쇼핑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100억달러(약 10조68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향후 현지 개발인력을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가교로 활용할 수 있다. 티몬이 베트남 연구소 인력 충원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국내 주요 IT 업체는 속속 베트남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베트남 법인에서 현지 기술 인력을 확보했다. 2009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예스24도 현지에서 연구소를 운용한다.

한국 유통업계도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에 700억원을 R&D 역량과 제조기술을 집약한 식품 통합생산기지를 건설 중이다. 1억명 이상 인구에 지난해 6%를 웃도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베트남의 잠재 수요를 정조준했다.

CJ오쇼핑과 CJ E&M 합병법인 CJ ENM은 7월 아시아 최대 비디오(V) 커머스 콘텐츠 제작 센터 'DADA스튜디오 베트남'을 구축할 예정이다. 한류 열기가 높고 모바일 이용률이 높은데다 고학력 젊은 인재가 많은 베트남에서 저비용·고효율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함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이 IT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베트남 기술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면서 “IT 업계를 중심으로 베트남으로 눈을 돌리는 한국 기업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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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