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MBC 갈등 '본격화'...네이버 8일 내용증명 보내

네이버-MBC 갈등 '본격화'...네이버 8일 내용증명 보내

네이버가 MBC에 대해 적극 대응에 나섰다. 법적 소송까지도 불사할 태세다. MBC는 3일 밤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에서 '네이버는 삼성만 나오면 왜?'라는 제목으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급검)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스트레이트가 5월 6일 삼성 관련 의혹을 보도한 이후 미래전략실 사장이던 '장충기' 검색어가 네이버 실급검에서 12분 만에 사라졌다는 주장이다.

네이버는 MBC 방송과 관련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사과방송이 핵심이다. 해당 내용을 담은 내용증명도 MBC 측에 전달했다. MBC 방송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놓은 지 하루 만이다.

네이버는 8일 블로그를 통해 “MBC 보도가 의도적으로 편집됐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MBC가 주장한 삼성 관련 키워드만 빨리 사라진다는 의혹은 네이버 데이터랩 자료를 근거로 해명했다.

한소연 호주 시드니대학 교수는 해당 방송에서 “방송일(6일) 앞뒤로 사흘간 상위 20위에 오른 실급검은 1792개로 평균 45분동안 차트에 머물렀다”면서 “이는 12분만에 사라진 장충기 키워드와 큰 차이를 보이는데다 장충기를 포함해 한 번이라도 1위에 오른 적이 있는 309개 검색어는 평균 1시간39분 동안 20위권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12분은 다른 검색어와 비교해 중앙값”이라면서 “5분 이하로 노출된 키워드도 같은 기간 296개로 27.7%에 달한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간대에 화제가 됐던 키워드의 실급검 노출시간과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음 내 '장충기' 검색어 순위 노출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실급검 로직과 알고리즘을 이해하지 못한 오해”라고 일축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실급검은 평소 자주 검색되지 않는 키워드 중심이라 유튜브나 다음처럼 검색량이 꾸준히 많은 키워드는 실급검에 거의 노출되지 않는다”면서 “삼성이나 장충기 키워드도 자주 검색되기에 노출 시간이 짧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급상승이 아닌 실시간 이슈검색어로 서비스 알고리즘이 네이버와 다르다고 반박했다.

네이버는 내용증명에 이어 언론중재위원회 조정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를 신청할 방침이다. 스트레이트 제작진 취재과정에서 실급검을 조작한 바 없다는 내용을 서면으로 공식 회신했으나 네이버 입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검색어 관련 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검증보고서까지 제출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네이버는 한 교수에게 공개검증도 요구했다. 검증 후 결과를 그대로 언론과 홈페이지를 통해 알릴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MBC와 한 교수는 데이터랩에 공개된 자료가 있음에도 의혹을 뒷받침하는 지표만을 사용했다”면서 “공개검증에 응하지 않으면 법적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