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나노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나노셀룰로오스 결정체'를 친환경 고효율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정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관련 소재를 이용한 제품 상용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김성수)은 신지훈 탄소자원화연구소 박사팀이 나노셀룰로오스 결정체를 기존 황산 공정 대신 전자빔과 고압균질기를 이용해 제조할 수 있는 신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나노셀룰로오스는 나무의 구성성분인 셀룰로오스를 10억분의 1로 쪼갠 나노물질이다. 분가 결합력이 높아 고강도, 고친수성을 지녔다.
산업에 응용하기 쉬운 나노셀룰로오스 결정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황산 처리가 필수다. 그동안 펄프에 고농도 황산을 더해 비결정 영역을 제거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했다.
이 방법은 산을 중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물과 에너지, 추가 공정이 필요했고, 반면에 제조 수율은 높지 않았다. 투입 펄프 대비 생산할 수 있는 나노셀룰로오스는 30%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전자빔과 고압균질기를 이용해 기존 황산 처리를 대체한 친환경 고효율 공정을 개발, 이를 해결했다.
전자빔은 셀룰로오스 나노화를 돕는다. 전자빔을 투사한 물질은 분자량이 저감돼 쉽게 나노미터(㎚) 크기로 쪼개진다. 이런 셀룰로오스를 입자마다 동일한 음전하를 띠게 만들면 분산 및 나노화를 가속시킬 수 있다.
고압균질기는 나노셀룰로오스 입자를 작고 고르게 가공할 수 있는 장치다. 황산을 투입했을 때와 같이 비결정 영역을 제거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공정기술로 나노셀룰로오스를 생산할 때 수율이 45~60%까지 나왔다.
신지훈 박사는 “나노셀룰로오스를 소재로 활용한 센서, 건축자재 강화 재료, 액상 정화 필터, 약물전달체, 이식 보조물질, 피부 보습제품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상용화를 위한 대량 생산 공정 연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