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지방 활성화를 위해 핀테크 기반 전자화폐 보급에 나섰다. 블록체인 기반 지역 디지털화폐까지 등장했다. 이를 통해 일본은 지역 상권 활성화는 물론 역내 자금의 외부 유출을 최소화하는 실험에 돌입했다. 규제 일색 한국과 대비된다.
일본정책투자은행 중심으로 하나의 경제 모델로 '지역 공통 포인트 사업'을 시작했다. 특정 사업자가 포인트 카드를 이용자에게 발행하고, 이용자는 가맹점에서 물건을 사거나 식사를 할 때마다 100엔당 1포인트를 지급받는다. 이렇게 축적된 포인트는 1포인트당 1엔으로 환산돼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전자화폐의 경우, 해당 지역을 벗어나면 쓸 수 없다. 국가 결제 수단으로도 인정받지 못한다. 하지만 종이화폐 비용 절감은 물론 지역 자체 경제 자립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일본 최대 쇼핑몰 이온은 전자화폐 '와온(WAON)'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가가와현 다카마쓰시를 중심으로 한 지역 공통 포인트 사업인 '메구린'에 접목했다.
이온은 한달간 메구린 포인트만으로 생활이 가능한지 이색 실험도 단행했다. 한 대학생에게 5만포인트(5만엔 상당)로 무사히 한달을 보낼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뜻하지 않는 경제 효과가 발생했다. 메구린 마을에 부여된 봉사활동에 참여하거나 지역 상점을 이용하니 지역 유대감이 커지는 효과를 거뒀다. 또 지역 내 프로 스포츠팀 공통 팬클럽 카드나 장르가 다른 스포츠 팬까지 교류하는 기회가 만들어지고 포인트 교환이 이뤄졌다. 전기료나 가스비도 메구린 포인트로 낼 수 있어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다.
나가노현에서 실시한 지역 전자화폐 '시마토쿠 화폐'도 반응이 뜨겁다.
이 화폐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전자 지역 화폐다. 이용자는 지역(섬) 외 여행객에 한정했다. 섬에 방문하는 관광객을 늘리기 위한 프로젝트다. 엔화로 환전하면 20% 이득을 주는 프리미엄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또 사용시에는 500엔 단위로 쓸수 있고, 여행 기간 내 모두 사용하도록 했다. 유효기간은 14일이다.
일본정부는 시마쿠토 화폐 발행 후, 지자체 화폐 제조비용이 약 25% 절감된 것으로 추정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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