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11일부터 '구글지도' 이용 요금을 사실상 인상하면서 네이버·카카오 지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구글은 최근 구글맵스 API를 '구글맵스플랫폼' 브랜드로 통합했다. 무료와 유료 버전이던 가격 체계를 유료로 일원화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IT업계에 따르면 구글지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당수 기업이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으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지도 무료 제공 양이 다소 많기 때문이다.
구글지도를 써 오던 우버, 럭시 등 승차 공유 업체가 대표 사례다. 기존 구글지도 프리미엄 요금 정책을 펼치고 있는 기업은 기간 만료까지는 바뀐 정책 영향을 받지 않지만 이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용자가 많을수록 비용 부담이 늘기 때문이다.
승차공유 업체 관계자는 “구글 지도정책 변경으로 비용 부담이 늘어났지만 고객에게 전가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 “이를 요금에 반영시키지 않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업체가 대안으로 꼽는 게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이다.
네이버지도는 2년 전부터 웹과 모바일 모두 하루 20만건을 공짜로 제공해 오고 있다. 당시만 해도 무료 사용량이 가장 많았다. 당시 맛집 검색 스타트업인 다이닝코드가 지도 API를 구글에서 네이버로 바꾸기도 했다.
카카오맵은 무료 제공량이 가장 많다. 웹과 모바일 각각 하루 30만건이다. 위치만 표시해 주는 구글 정태 지도 무료 제공 건수가 한 달에 최대 10만건인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맵이 90배 많다. 무제한과 다를 바 없다. 이베이나 스타벅스 등 해외 업체도 국내에서는 카카오맵을 쓴다.
반면에 구글은 새 정책에 따라 한 달에 약 200달러만 무료로 제공한다. 1000건당 2달러인 정태 지도 무료 사용량을 10만건으로 제한한 이유다. 주변 정보를 알려주는 동태 지도 무료 사용량도 월 2만8500건까지로 줄였다. 동태 지도는 1000건당 7.5달러로 비싸기 때문에 제공 양이 적다. 예를 들어 정태 지도를 한 달에 10만건 무료로 이용했으면 동태 지도는 1000건당 7.5달러를 내야 한다. 쓴 만큼 더 내는 구조다.
구글 모바일 지도도 마찬가지다. 모바일은 무제한 무료 이용이 가능하지만 길 찾기나 이동 경로 서비스는 월 4만건을 넘으면 1000건당 5달러 내지 10달러가 부과된다.
반면에 카카오맵은 하루 3만건까지 길 찾기 서비스를 공짜로 쓸 수 있다. 이를 넘어서는 경우 대규모 상업 용도라고 판단, 제휴나 협의를 거쳐야 한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API는 네이버 개발자 사이트나 카카오 개발자 사이트에서 등록한 후 필요에 따라 제휴를 신청하면 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개방형 API를 지향하고 있어 API 자체로 돈을 벌기보다 생태계 확대에 목표를 뒀다”면서 “이용량이 많은 기업이나 기관과는 별도 과금이 아닌 서비스 제휴 또는 로고 게재 등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 낸다”고 설명했다.
<표>구글·네이버·카카오 지도 서비스 현황(자료:각사 취합)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