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AI 스타트업 투자 강화...'넥스트 Q펀드' 결성

삼성 AI 스타트업 투자 강화...'넥스트 Q펀드' 결성

삼성전자가 산하기관 삼성넥스트를 앞세워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투자를 강화한다. 차세대 성장사업을 육성하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삼성' 행보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4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넥스트는 초기 AI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넥스트 Q펀드(NEXT Q Fund)'를 결성했다. Q펀드는 1억5000만달러 규모 삼성넥스트 펀드를 재원으로 한다. 삼성넥스트는 사물인터넷(IoT), AI, 블록체인과 같은 신기술 기업에 투자해왔다. AI 스타트업 투자 전용 펀드를 새롭게 조성해 AI 투자 강화 의지를 대외적으로 표명한 셈이다.

넥스트 Q펀드는 로봇 제어, 인간-기계 간 상호작용, 시뮬레이션 학습, AI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초기 투자 대상은 지난해 7월 로봇 스타트업 '바이카리어스(Vicarious) AI'와 '코바리언트(Covariant)'다. 당장은 미국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 초점을 맞추지만 향후 베를린이나 텔아비브 등 유럽과 세계 각국 스타트업으로 투자 범위를 확장한다.

삼성넥스트는 투자 대상을 선별할 때 수익성보다는 기술성에 집중한다. 투자기업 가치가 높아진 뒤 지분을 매각해 투자수익을 올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삼성전자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아제이 싱 삼성넥스트 벤처투자 담당은 “Q펀드는 수익 모델보다 기술 성실성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은 삼성넥스트 사장도 지난달 사내 인터뷰에서 “투자 수익을 올리고 싶지만 삼성과 협력할 수 있는 회사를 찾고 있다”며 “앞으로 5년 후와 그 이후 삼성전자 비전을 개발하는 일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펀드 결성은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점찍은 AI 사업 경쟁력을 조기 확보하려는 이 부회장 뉴삼성 전략이 반영된 결과다. 이 부회장은 최근 잇따른 해외출장에서 AI를 비롯한 신사업을 집중 점검했다.

이를 위해 외부 인력과 기술력을 수혈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AI R&D 인력을 1000명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난 12일에는 프랑스 파리에 삼성전략혁신센터(SSIC) AI랩을 개소했다. 이달 초에는 삼성 리서치가 AI 석학인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다니엘 리 펜실베니아대 교수를 부사장급으로 영입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