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SW 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교육 혁신

스마트폰 등장과 모바일 생태계 형성,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 바둑 대결로 촉발된 인공지능 열풍 등.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무게 중심은 하드웨어(HW)에서 소프트웨어(SW)로 급속하게 옮겨 가고 있다. 전 세계 산업경제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이자 인류 생활 앞날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는 4차 산업혁명도 SW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선진국은 이미 미래 주인공의 SW 역량 확보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정부도 2013년부터 SW 관련 산업 및 인력 양성 정책을 수립하고 국가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SW 인력 양성 정책의 중심에는 초·중·고교 코딩 교육 의무화와 SW중심대학 사업이 있다.

전 국민의 SW능력 기반 확보와 양질의 SW 전공자 및 SW 기반 융합인재 양성을 목표로 적극 추진되고 있다.

대학에서의 SW 교육은 전공자 교육과 비전공자 교육으로 나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두 영역에서 교육 커리큘럼 혁신이 요구된다. 전공 분야에서는 SW 기술 최신 트렌드 가운데 하나인 오픈소스 SW 기반 프로그램 개발 역량과 산업계가 요구하는 실무 개발 능력 확보가 기본 중 기본 요소다. 여기에 문제 해결 주도 능력, 타 분야와의 융합을 통한 디자인 사고 창의력 등이 강조된다.

모든 전공자가 SW 역량을 갖추고 사회에 진출한다면 우리나라가 SW 산업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대학은 오픈소스 SW 교육 도입, 산·학 협력 중점 교수 충원, 산·학 협력 프로젝트 교과목 운영, 해커톤 대회 운영 등을 통해 SW 전공 교육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저학년 학생의 C/C++, 자바, 파이선 같은 컴퓨터 언어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구현하는 코딩 능력 확보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입시 위주 초·중등 교육에 갇혀서 자라온 신입생이 생소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습득하고 고도의 논리 사고력을 요구하는 코딩에 적응하기란 쉽지가 않다. 절반에 가까운 학생이 프로그램 개발 능력은 포기한 채 이론 수준에 머무른 전공 역량만 갖추고 졸업하거나 아예 중도에 전공을 포기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전 세계 대부분 대학이 겪는 공통 문제다.

이에 따라서 전공 교과 과정을 강화하되 동시에 학생이 낙오하지 않고 전공 과정을 따라갈 수 있도록 수준·전공별 맞춤형 강의, 실습 조교, 멘토링, 튜터링, 코딩 컨설턴트 등 다양한 SW 실습 지원 체계를 갖추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은 기존의 이공계 학문분야 뿐만 아니라 경제/경영, 인문, 사회과학, 예체능 분야 등 사회전반에 걸쳐 SW와의 융합을 기반으로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SW 역량을 기반으로 각 응용분야에서 창조적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높은 가치의 응용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SW 융합 인재의 양성이 강조되고 있다.

국내 많은 대학이 컴퓨팅 사고와 프로그래밍 기초 등을 교양 필수 과목으로 도입하고 있다. 전교생이 SW 기본 역량을 갖추고, 나아가서는 각자의 전공과 SW 융합을 위한 학문 기반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전공자도 초기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게 코딩이다. 하물며 동기 부여도 돼 있지 않은 비전공자가 적응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쉽게 배울 수 있는 그래픽 사용자환경(GUI) 기반 코딩 언어 및 도구,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코딩 교구 등을 이용한 세심한 코딩 강의 콘텐츠 개발이 요구된다. 활용도가 높은 프로그래밍 언어나 도구 활용 교육, 창의성 문제 해결 방법을 SW로 구현할 수 있는 컴퓨팅 사고 교육도 중요하다.

이와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 수행 및 동아리〃소모임 활동 결과로 도출된 참신한 SW 디자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청년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창업 교육과 스타트업 성장 촉진 지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SW 교육 혁신 노력이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취업 준비생의 전공 역량이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평가 방법 체계화가 필요하다. 천편일률 수행 능력 평가 방식에서 탈피하고, 각 인력 수요처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분야 업무 수행 역량에 대한 개인별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앞에서 기술한 SW 교육 혁신 성과가 산업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될 수 있고, 학생에게는 SW 역량 계발에 충실을 기하는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이혁준 광운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장(SW중심대학사업단장) hlee@kw.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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