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조원 규모 야간거래시장 지키는 여의도의 '등대'

“주식시장은 낮에만 열리는 걸로 대부분 알고 있지만 야간거래도 있습니다. 시스템을 지키려면 밤을 새야해 몸은 힘들지만 9년간 큰 사고 없이 운영해 온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대한민국 자본시장에는 유가증권시장(KOSPI)과 코스닥시장으로 대표되는 정규시장 외에도 또 다른 시장이 있다.

해외시장 변동에 따른 위험관리 및 투자가 가능하도록 한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유럽파생상품거래소(EUREX) 연계 글로벌시장이다.

평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거래되는 이 시장은 한국거래소가 미국의 CME, 독일의 EUREX와 협력해 코스피200선물과 미국달러 선물을 국내 야간 시간대에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연계거래시장이다. 각각 2009년과 2010년에 개설됐다.

5월 현재 하루 평균 거래량은 지수선물 약 2조원, 달러선물 4600만달러, 지수옵션 350억원에 이른다. 개장 이후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늘며 국내외 투자자들의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매일 밤 6명 직원이 수조원 규모에 이르는 대한민국의 야간거래시장을 지킨다. 시장을 운영하며 증권사 및 투자자 대응을 담당하는 한국거래소와 거래시스템 안정 운용을 담당하는 코스콤, 협력업체 직원 등이 주인공이다.

밤을 지새우며 야간거래시장을 지키는 숨은 일꾼의 일과는 정규 시장 마감 이후부터 시작된다. 오후 3시30분 주간 장 마감 이후 체결된 데이터를 넘겨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를 CME 및 EUREX 시스템에 반영한 뒤 장 개시 준비를 완료한다.

문자메시지를 각 회사 관련자에게 발송한 후 오후 6시 장 개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뜬 눈으로 밤을 새며 시스템을 지킨다. 장 마감 이후 체결된 데이터를 CME, EUREX 연계 거래 증권사에 넘기는 것까지 이들의 임무다.

빨간색 이상신호가 뜨며 경고음이 울리면 CME, EUREX 측의 이상 유무 등 원인을 파악해 이중화 체제로 전환, 실제 거래에는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들의 몫이다. 개장 이후 9년 동안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명섭 코스콤 신시장팀장은 “밤을 새는 업무라 체력적으로는 많이 힘들지만 대한민국 야간거래시장을 지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시스템 안정운영을 위한 노력에 거래량도 늘고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코스콤 통합관제센터 전경
코스콤 통합관제센터 전경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