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초 우리나라에 '한-러 혁신센터'를 연다. 러시아와 우리나라 간 과학·정보통신 분야 기술 활용을 높이고, 양국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한다. 러시아와의 기술 협력을 희망하는 국내 산·학·연 기관 허브 역할도 맡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21~24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빈방문 기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이 같은 내용의 '한·러 혁신 플랫폼' 구축에 합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러시아 경제개발부가 양국 정상 임석 아래 관련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혁신플랫폼은 △한국에 '한·러 혁신센터'를 신규 설치하고 △러시아 과기협력센터 기능을 확대해 상호 기술협력 연결망을 단일화하는 것이 골자다.
우리나라와 러시아는 각각 대기업 중심, 자원의존 경제구조로 인해 중소〃벤처기업 혁신성장 체계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그간 양국 정부는 각 부처별 협의체를 기반으로 협력했지만 실질적인 경제·산업 성과 창출 연계가 미미했다.
양국 간 상호 보완적인 기술 기반 협력 체계도 부족했다. 소규모·기초 공동 R&D에 치중해, 연구성과를 실용화하기 위한 후속사업 지원이 미흡했다. 기술협력, 기업 해외진출, 스타트업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창구가 없었다. 우리 기업의 러시아 기술 활용 및 시장 진출을 위한 맞춤형 지원체계도 없었다.
양국은 정상회담 계기 4차 산업혁명 시장에서 상생할 수 있는 혁신지원 체계를 갖추기로 뜻을 모았다. 혁신센터 설립을 통해 공동 기술 연구는 물론 스타트업, 중소·벤처기업 지원 등을 위한 R&D 지원, 전략 수립, 사업관리 등을 종합 수행하기로 했다.
기존 러시아에 있던 한·러 과기협력센터에 중소·벤처기업 지원 기능을 확대한다. 러시아 센터는 현지 기술·시장정보 분석, 산·학·기관 분석, 러시아 진출 한국 기업을 위한 기술·행정 지원 등을 수행한다.
우리나라에 설립 예정인 혁신센터는 과학기술정통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3개 부처가 공동 운영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 설치될 예정이다.
정부는 한·러 혁신센터 구축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향후 구체적인 예산 및 조직 등을 협의한 후 7월부터 센터 설립에 착수한다. 내년 초 개소가 목표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한·러 혁신플랫폼으로 러시아와 기술협력, 스타트업·중소·벤처기업 성장을 위한 '메이드 위드 러이사(Made with Russia)'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박 4일 러시아 국빈방문 기간 한·러 혁신센터 설립 외에도 △전력·가스·철도 분야 공동 연구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조속 개시 △'9개 다리 행동계획(항만인프라, 조선, 일자리 등)' 마련 등에 합의했다.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남북러 3각협력 사업 추진 방안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러시아 하원 연설, 한국의 월드컵 예선 2차전 관전 등을 마치고 24일(한국시간) 오후 귀국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